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노트북PC를 무선으로 동시에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뿐만 아니라 별도 선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충전 선 연결과 분리를 반복하며 생기는 마모를 줄여 제품 수명도 대폭 연장할 수 있다.
18일 특허청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 대의 충전기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여러 대 단말기를 동시에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무선 전력 전송 제어 기술’을 포함한 47건의 무선 충전 관련 특허도 이미 출원했다. 갤럭시S 차기 모델에 무선 충전 기능이 기본 탑재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2015년 50조원대로 예상되는 무선 충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무선 충전 방식은 ‘자기공명형’으로, 현재 상용화된 ‘자기유도형’보다 진화됐다. 자기장 공진 주파수를 이용해 전력을 전송하기 때문에 충전 가능 거리가 최장 30㎝에 불과한 자기유도형보다 더 길고, 별도 케이스나 매트가 필요 없다.
자기공명형 무선 충전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전원 공진기와 대상 공진기로 구성된다. 전원 공진기는 전원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대상 공진기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대상 공진기는 전원 공진기가 보내온 전력을 받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등 충전이 필요한 기기의 배터리에 전달한다.
국내외 여러 기업과 연구진이 이와 같은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전송거리와 전력 효율성 확보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관호 한국전기학회 무선전력전송연구회장(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은 “자기공명 방식 기술 상용화 핵심은 실생활에 불편 없이 사용할 정도의 충전 거리를 확보하는 것과 낭비되는 전력 및 주변 기기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것”이라며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10원짜리 동전에도 전력이 공급되는 등 에너지 손실이 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주변장치에 미치는 영향과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근접 필드 포커싱’ 기술을 통해 전원 공진기에서 내보낸 전력이 충전 대상 기기로 집중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충전 대상 기기로 전송되지 않은 전력은 충전 모듈을 이용해 저장,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낭비되는 에너지와 주변 기기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무선 전력 트랜시버’ 시스템도 개발됐다. 트랜시버는 전원 공진기와 대상 기기 사이에 위치해 충전 거리를 늘려줄 뿐 아니라 여러 기기 충전을 동시에 할 때 각 기기와 전원 공진기 사이의 매칭 상태를 조절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도록 돕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편리한 스마트기기 사용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무선 충전 기술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아이서플라이는 무선 충전 시장이 2013년 20조원, 2015년에는 50조원 규모로 커져 차세대 모바일 시장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