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대(하이틴)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고 있다. 업계는 10대 취향의 기능과 보급형 제품 확대 등을 통해, 수요층 확보에 분주하다.
◇청소년 스마트폰 가입자 급증=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 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0대 수는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2009년 170만명이었던 청소년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올해 4월 기준 480만명으로 급증한 것. 청소년 휴대폰 사용자의 28.7%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2009년 11월 기준 4270만명에서 올해 4월 6580만명으로 1.5배 늘어난 것에 비해 큰 증가폭이다. 보스턴 글로브는 청소년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내년까지 50% 이상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10대 취향 폰 속속 등장=10대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잡기 위해 산업계는 분주하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AT&T는 올해 여름 ‘10대 겨냥’ 스마트폰 2종을 내놓는다. HTC의 ‘스태터스’와 LG전자의 ‘스릴’이다. HTC 스마트폰은 일명 페이스북폰으로 ‘좋아요’ 추천 버튼이 내장되어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안경 없이 3D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 이 외에도 이번 가을 새로운 ‘iOS5’ 기반 아이폰과 블랙베리 신형에도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메시지’ 기능이 편리하게 내장될 예정이다.
매트 돈튼 아비앙 시큐리티스 애널리스트는 “10대 스마트폰 시장이 중요해지면서 이들은 기업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며 “처음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청소년을 잡아야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구매해 아이튠즈에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한 청소년이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으로 옮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닐슨에 따르면 10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36%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했다. 애플 아이폰은 29%로 뒤를 이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RIM이 23.8%로 3위였다.
◇업계 시장선점에 총력=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10대를 사로잡은 좋은 예다. 올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은 미국 시장에서 36.3%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RIM의 점유율이 40%에서 23.8%로 급락하면서다. RIM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한 구글은 10대를 대상으로 ‘손해 보더라도 최대한 많이 팔리는’ 전략을 취했다. 마크 도노반 컴스코어 부회장은 “10대를 겨냥한 스마트폰 가격대는 어떤 브랜드나 비슷하다”며 “하지만 구글은 HTC,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대거 포섭해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선택의 폭이 넓어져 10대 또래집단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팟을 통해 iOS에 익숙해진 10대를 고스란히 아이폰으로 포섭했다. ‘아이메시지’ 앱을 통해 공짜로 문자를 보낼 수 있게 한데다 아이폰3GS의 경우 가격을 연 평균 50달러씩 내리는 등 노력을 지속했다. RIM은 10대 사용자를 잡기 위해 노력한 부문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도노반 부회장은 “10대 스마트폰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8세부터 12세까지를 이르는 로우틴층이 다음 목표”라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