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中企정책 `컨트롤타워` 되나

 중소기업청이 연간 10조원이 넘는 국가 중소기업 육성 정책의 실적과 성과를 평가하는 기관으로 역할이 강화된다. 해체된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맡았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소기업 육성 계획도 총괄 취합한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와 중기청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다음 달 초 공포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시책을 둘러싼 중기청 역할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이다. 과거 중기특위의 핵심 역할인 중소기업 육성시책 수립, 조정·평가 사업 중 조정을 제외한 대부분 기능을 중기청이 맡도록 명문화했다.

 국회는 중기청장이 부처별 전년도 중소기업 육성 계획의 실적과 성과를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반영한 중소기업 정책에 관한 연차보고서를 정기국회 개최 전까지 제출하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예산을 조정하는 등 국가 중소기업 정책 조정의 바로미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의 역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국회 지경위 관계자는 “개정안 초안에는 중기청이 아닌 중소기업 육성 시책 관련 실시기관이 실적 및 성과를 평가하도록 돼 있었으나, 협의 과정에서 더욱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중기청을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처별 중소기업 육성 계획도 단순한 기본 계획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실시 수단까지 만들어 중기청에서 일괄적으로 취합하도록 명문화했다.

 국회의 이러한 결정은 중기특위 해체 후 3년 넘게 부처별로 산재된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평가할 컨트롤타워가 없어져 국가 중소기업 정책이 일관성 있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국회에 따르면 연간 중소기업정책자금과 부처 간 중복 사업 여부 등 기본적인 현황조차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기특위를 대신할 정책 총괄기관이 필요했고, 개정안을 통해 중기청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됐다.

 실제로 올해 중소기업 지원자금은 10조원을 웃돌았지만, 연초에 파악된 예산은 중기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수립한 5조여원에 불과했다. 다른 부처에서 수립한 정책 내용과 예산을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중기청은 내년 개정안 적용에 대비해 정부와 지자체 사업 가운데 중소기업 지원 비중이 30% 이상이면 중소기업 사업으로 간주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회가 중기청을 부로 승격시켜 국가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삼기 위한 전초 단계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국회 역시 중기청의 부 승격에 따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지경위 관계자는 “최근 고용 및 통상 부문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데 이를 대변하고 정책적으로 반영할 만한 기관이 없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국가 중소기업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관련 기능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국회의 조치로 봐달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