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노동조합이 최근 진행 중인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해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들의 자금 동원 능력이나 인력 고용 및 미래투자 계획 등을 면밀하게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박태석 하이닉스 이천사업장노조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개 그룹사가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며 “본입찰이 진행된 이후에는 자금과 고용 문제, 미래 청사진 등 3가지 기준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반도체가 장치 산업이지만 연구개발과 생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면서 “고용 문제는 하이닉스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철저하게 확인할 것”이라도 덧붙였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에 대한 평가는 ‘시기 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으나 실제로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접수 마감에 임박해 밝혀졌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이들 기업을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노조 차원에서 조만간 분석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노조 차원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고 “해외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기술 국부 유출 우려가 있는 만큼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채권단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TX가 재무적투자가(FI)로 영입한 중동펀드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 의향서를 밝힌 기업들의 주가가 ‘인수 후 대규모 투자 우려’로 연일 급락하는 등 하이닉스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불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주식 시장에서 하이닉스를 미운오리새끼 취급하는 것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라며 “그동안 위기를 거치면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해 인수가 안돼도 충분한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앞으로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증설할 필요가 있어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를 통해 충분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한 투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