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사업 MOU `허풍`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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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사업 양해각서(MOU) 교환했지만 외부공개는 좀….”

 풍력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와 풍력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교환했지만 아직 내용을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많은 풍력업체와 지자체들이 협약을 맺고 있지만 정작 ‘액션’을 보여주지 못해 신뢰를 잃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사업도 도매금으로 취급받기 싫다는 설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이뤄진 주요 풍력발전사업 협약 중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사례가 많지 않다. 풍력사업 MOU 교환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지만, 다수가 사정이 생겨 사업 시기를 늦추고 있거나 추진이 수월치 않아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 군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은 외국 업체인 이코너지·JY요트·칼라팔트아시아 등과 풍력발전기 및 메가요트 생산공장 건설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 4월 풍력업체인 이코너지가 입주허가 취소를 요청해 관련 업체 유치를 다시 준비하고 있어 풍력 공장의 가동은 한참 뒤로 밀리게 됐다. 이코너지는 내년에 풍력발전시스템 생산공장을, 2013년에 기어박스(증속기)·블레이드 생산공장을 준공할 계획이었다.

 다음 달이 목표였던 경남 의령군 한우산 풍력발전단지의 가동은 빨라야 내년이 될 전망이다. 의령군은 지난해 4월 유니슨과 협력해 한우산에 750㎾급 풍력발전기 26기를 설치한다는 내용의 MOU를 교환한 바 있다.

 의령군 관계자는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으로 9월 이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며 “당초 26기에서 25기로 계획을 변경했으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년을 준공 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주군은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삼봉산·조항산 풍력발전단지 건설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계획된 단지 준공 시기는 내년이지만, 아직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주군은 지난해 3월 현대중공업·한국남부발전 등과 총 17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고 연간 70㎿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내용의 MOU를 교환한 바 있다.

 업계는 조절하기 힘든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만큼 풍력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반응했다. 각종 인허가 규제가 많은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풍력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보여주기’식 협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풍력사업의 특성상 피치 못 할 사정이 생겨 계획이 지연되거나 수정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보다 신중한 사업 협력을 통해 MOU가 남발되고 있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풍력업체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주요 풍력발전사업 MOU 현황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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