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가 가전 판매에 융합(컨버전스)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 사람이 한 제품만 파는 이른바 ‘전문가형’과 달리 한 사람이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융합형’ 판매원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전자랜드는 한 매장 내에서 주기적으로 판매원을 순환 이동시키는 ‘코너별 인력 순환제’를 오는 9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TV를 판매하던 판매원이 냉장고 코너로 옮기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순환 주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인력 순환제 시행에 앞서 제품 판매시 판매원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 개선안을 최근 확정, 이달 안에 시행하기로 했다.
전자랜드는 순환제를 보완하기 위해 동영상 등 교육자료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전자제품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하기로 했다.
전자랜드가 이처럼 융합형 판매원 제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은 가전제품 간 융합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PC와 TV 기능이 비슷해지고 냉장고가 PC와 네트워크화 되고 있다”면서 “어느 한 제품만 알아서는 안 되며 골고루 알아야 판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양판점 특성상 한 고객이 한꺼번에 다양한 제품을 사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융합형 판매원 제도를 도입한 이유다. 고객들은 한 사람에게 모든 설명을 들을 때 더 믿음이 높아진다는 것.
전자랜드의 이번 시도는 업계 트렌드와 상반되는 것이어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전자제품이 고도화·전문화되는 것에 발맞춰 판매원들도 한 제품을 전담해 판매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업계 1위인 하이마트가 휴대전화와 TV·컴퓨터 등에 전담 판매원을 두는 ‘전담자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전담자들은 매월 연수원 교육을 받고 정보공요 회의를 하는 등 일반 판매원들과는 구별되는 전문가적 지식과 경험을 갖추기위해 노력한다.
결국 다양한 전자제품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함께 ‘깊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융합형 판매원 제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