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커뮤니케이션 시대]망중립성 관련 해외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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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 중립성은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도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라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통신 네트워크를 독점하는 소수 헤비유저나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전체 사용자가 피해를 본다는 통신사측 입장과 인터넷에서 모든 서비스나 콘텐츠를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터넷 및 콘텐츠 업계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망 중립성 관련 최근의 가장 주요한 사례는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나왔다. 지난달 23일 네덜란드 의회는 유럽 최초로 망 중립성을 법제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카이프 등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추가요금 부과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이 법은 카카오톡과 비슷한 무료 메시지 서비스 ‘왓츠앱’을 둘러싼 논쟁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국내 상황과도 통한다. 지난 4월 네덜란드 통신기업 KPN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왓츠앱 이용으로 문자메시지 수익이 줄어 1분기 실적이 저조했다”며 스카이프 및 왓츠앱 이용 고객에게 별도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고객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신업체가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사생활 침해 이슈를 제기했다. 결국 이 같은 움직임이 의회의 망 중립성 법안 통과로 이어졌다.

 망 중립성이 법제화된 것은 유럽에서는 처음, 세계적으론 칠레에 이어 두 번째다. 통신사들은 이번 결정이 통신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이번 네덜란드 결정은 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의 망 중립성 관련 논의를 어떻게 법제화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정이라 파급효과가 적잖을 전망이다.

 EU는 지난 2009년 통신 규제 지침에 투명성과 QoS 등 망 중립성 관련 내용을 보강한바 있다. 2010년 망 중립성 관련 의견 수렴을 시작, 지난 4월 “통신사업자의 부당한 트래픽 관리 우려가 존재하나 현 시점에선 추가 규제 도입 정당성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련 이슈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추가 규제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망 중립성 요구가 큰 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작년 12월 투명성, 차단 금지, 불합리한 차별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망 중립성 고시를 발표했다.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가 동영상이나 VoIP 등 자신들과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를 차단하는 행위도 막았지만, 네트워크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소비자들에게 인터넷 사용량 수준에 따라 과금하는 것을 허용해 숨통을 일부 터줬다.

 AT&T나 T모바일USA 등 무선 ISP들은 망 중립성 규제를 받지 않도록 했다. 이에 앞서 구글과 버라이즌도 모바일 망 규제를 일부 용인하는 망 중립성 관련 협의를 하는 등 모바일망에 대해선 보다 논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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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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