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신화의 주역 리서치인모션(RIM)에게 2011년 여름은 오히려 가혹한 겨울이다. 주가는 2월 대비 50%나 급감했고, 미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10%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RIM의 몰락은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몇 가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포춘은 RIM의 실패에서 얻어야 할 5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첫 번째, RIM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 지난 4월 RIM은 신형 블랙베리인 ‘토치’와 ‘스톰’을 한 달 안으로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신제품은 3분기 출시도 불투명하다. 소비자들은 기다림에 지쳤다.
다음으로 설익은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스마트폰 출시 지연을 만회하고자 RIM은 스마트패드 ‘플레이북’을 출시했다. 플레이북은 개발 단계에서 테스트를 해 본 개발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플레이북은 RIM의 가장 큰 장점인 ‘블랙베리 이메일’ 서비스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RIM은 이어 개발자의 소중함도 간과했다. RIM 개발자들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대항할 다양한 앱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RIM은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한다는 의사를 밝혀 개발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는 곧바로 인력 이탈로 이어졌다.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은 화를 불러왔다. RIM은 ‘오픈 레터’라는 형식의 익명의 블로그를 운영했다. 여기에는 RIM 제품을 비판하는 등 민감한 내용들도 올라왔다. 발끈한 RIM은 악성 댓글에 공식적으로 반응, 일을 더 키웠다.
마지막으로 RIM은 고객의 충성도를 과신했다. 2년 전만 해도 RIM은 경쟁사들이 부러워할 만큼 충성도 높은 블랙베리 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들은 빠르게 떠났다. RIM의 명성도 함께 멀어졌다.
1.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마라(신제품 출시 약속 불이행)
2. 설익은 제품 출시는 금물이다(섣부른 플레이북 출시)
3. 개발자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OS 변경)
4. 때로는 무대응이 효과적이다(악성 댓글에 과민 반응)
5. 고객 충성도를 과신하지 마라 (블랙베리 팬의 이탈)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