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청년창업`을 경제동량으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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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지쳐 잠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도로 위로 넘쳐흐르는 빗물에 정부가 하수구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며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문제가 마치 장마철 물이 넘쳐나는 배수구와 같다는 생각을 퍼뜩 하게 됐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은 심화되고 있는데, 눈높이가 높은 고학력 청년층은 마치 장마철 집중호우처럼 대량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균형적인 노동공급 체계가 청년실업의 근본원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임시직 청년인턴에 대한 재정투입 확대는 대증요법에 불과하고, 대학 구조개혁을 통한 고학력 노동 공급 축소는 우리나라의 교육열 등에 비추어 보면 산 넘어 산이다.

 필자가 판단하기엔 청년창업은 노동수요와 공급측면에 동시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인력수급상의 구조적인 불일치 문제는 청년의 열정과 아이디어, 그리고 도전정신을 통해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냄으로써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정책인식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업가정신과 벤처창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는 중소기업청(SBA)·재무부 등 정부부처와 카프만 재단 등 민간부문이 함께 참여해 기업가정신 고양을 위한 종합대책(Start-up America Initiative)을 수립·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2008년 이후 총 일곱 차례의 청년·기술창업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왔으며, 창업기업 육성자금을 2008년 대비 두 배 이상 확충하는 등 창업기업의 자본접근성을 제고해왔다.

 최근 들어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설법인 중 30세 미만 청년창업은 3117개로 2009년(2417개)에 비해 29%나 증가했다. 올해 중소기업청과 전국 15개 창업선도대학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실전창업리그’에는 지난해(556팀) 보다 3배 이상 많은 총 1777개 팀(학생부 1036팀, 58.3%)이 참여하는 등 청년층의 뜨거운 창업열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청년창업은 갓난아이(창업기업)가 정글(창업생태계)에 내던져진 상황과 유사하다. 2000년대 초 벤처버블 붕괴 이후 줄곧 위축되기만 했던 기업가정신과 청년창업이 이제야 조금씩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같은 벤처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의 창업생태계는 정글만큼이나 갓난아이가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다.

 이제 겨우 첫걸음마를 뗀 우리의 청년창업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정글과 같은 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성장환경이 갖춰질 때까지 죽음의 계곡을 넘어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단기적인 자금공급 등을 확충하는 일도 정부가 비중 있게 추진해야할 정책 과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고 수레는 두 개의 바퀴를 통해 움직일 수 있듯이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과 장기적·구조적 혁신간의 균형 잡힌 정책처방이 일관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는 물론이고, 교육계, 정·재계 등 대한민국의 구성원 모두가 ‘청년창업’이라는 갓난아이를 나라의 동량으로 훌륭히 키워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 청년창업의 중요성에 대한 전 국가적인 가능성과 희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것이다.

 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 swseo@smb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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