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50> 망언

 연예인이나 인기 스타가 대중의 기대와 상식에 반해 던지는 말을 뜻한다.

 망언(妄言)은 사전적으로는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말함. 또는 그 말’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보통 식민 지배를 찬양하거나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주장하는 일본 고위층 인사의 발언을 일컬을 때, 혹은 정치인이 다른 정치인을 비방할 때 쓰이는 강력한 표현이다.

 하지만 인터넷 세계에서 ‘망언’은 이런 정치적 색채는 거의 사라지고 단순히 개념 없는 말, 혹은 특별한 근거 없이 가볍게 우기는 말을 뜻하는 것으로 의미가 변화했다.

 특히 외모와 재능이 출중한 연예인들이 TV 프로그램이나 공식 석상에서 자신에 대해 겸손하게 말할 때, 네티즌들이 이를 ‘망언’이라 부르곤 한다. 조각미남 장동건의 “난 스스로 잘 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발언, 몸매 종결자 모델 장윤주의 “나도 뱃살이 생기기 시작했다” 발언, 신민아의 “마른 몸매를 갖지 못해 늘 스키니한 몸매를 선망했다” 발언 등이 대표적 연예인 망언으로 꼽힌다.

 혹은 반대로 연예인들이 일부러 가벼운 자랑을 하거나 약간 자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망언에 해당한다. ‘런닝맨’의 하하가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김민정에게 한 “나 너 사랑해. 너도 날 사랑하게 될 거야” 발언이나 임수정의 “내가 동안인 것은 인정한다”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경우 ‘망언’은 ‘일본 정치인 독도 망언’과 같이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의 즐거운 소비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네티즌들은 연예인들의 겸손 발언 등을 모아 ‘연예인 망언’ 리스트를 만들어 돌려보며 즐거워 한다. 연예인들 역시 때맞춰 적당한 ‘망언’을 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인다.

 ‘망언’은 기존에 쓰이던 단어가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과 결합하면서 인터넷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된 경우라 하겠다.

 

 * 생활 속 한마디

 

 A: 제가 집안도 좀 사는데, 얼굴도 예뻐요. 그래도 신랑감으론 수수하게 아이돌 가수나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 정도면 만족해요.

 B: 여기 망언녀 한명 추가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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