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대신, 아내의 길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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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모바일 콘텐츠 기업 디엔에이(DeNA)의 창업자 난바 도모코 전 대표의 사임 이유는 남편의 병간호였다. 난바 도모코는 지난 5월 사임계획을 밝히자 회사의 주가가 4%나 하락할 만큼 디엔에이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난바 도모코는 사임 이유를 “암에 걸린 남편을 간호하고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WSJ는 여성CEO 비중이 2%에 불과한 일본에서 12년간 디엔에이를 이끌며 최대 모바일 콘텐츠 기업으로 키워온 그의 사임 이유가 지극히 개인적이라 당혹스럽다고 논평했다.

 당초 50살이 되면 사임을 하겠다던 그가 계획보다 빨리 회사를 떠난 이유는 지난 4월 남편이 암에 걸려 즉시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난바 도모코 전 대표는 “나는 아이도 없었고, (일본에서) 전통적인 여성의 의무를 져보지도 않았지만 남편은 내게 그것을 강요하지 않았다”며 “그 때문에 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제는 내가 그를 돌봐야할 차례”라고 말했다.

 비록 아픈 남편을 위해서였지만 사임이란 선택에 동료들 역시 당황했다. 모리야수 이사오 현 대표(당시 COO)는 “팀이 되어 함께 세계 최고까지 올라가자고 약속했는데, 떠난다는 말에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회고했다. 난바 전 대표의 목표는 이제 디엔에이를 세계 최고로 만드는 것에서 남편의 암 재발을 방지하고, 그를 위해 요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CEO 자리를 내려놨지만 난바가 디엔에이의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졸업과 맥킨지 경력으로 실리콘밸리에도 탄탄한 인맥이 있는 난바는 디엔에이의 글로벌 전략에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엔지모코 인수에서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난바 도모코 전 대표는 현재 디엔에이 주식의 14%(9억 30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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