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 모태펀드 예산이 송두리째 사라질 판이다. 중소기업청 모태펀드 예산한도액이 ‘제로(0원)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부처 협의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부정적이어서 책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모태펀드는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탈이 결성·운영하는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정부 펀드다. 개별 벤처회사가 직접 받지 않으나 투자를 매개로 한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에 꼭 필요한 정책 자금이다. 기재부는 7년간 모태펀드 예산을 지원했다. 이제 투자 회수가 가능한 만큼 더 이상의 예산 책정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당초 사업이 종료됐음에도 1년 더 예산을 지원하는 등 충분히 지원하고 배려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모태펀드 지원 중단이 아직 이르다는 게 산업계의 판단이다. 벤처 붐은 한동안 없다가 사실상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했다. 특히 초기 벤처기업인 ‘스타트업(Start-Up)’이 최근 부쩍 늘어났다. 정부는 스타트업이 극심한 청년 취업난 속에 새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원 중단의 근거인 투자 회수 증가 역시 정확히 봐야 한다. 모태펀드로 결성한 벤처펀드가 이른 자금 회수를 위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보다 상장을 앞둔 벤처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다. 모태펀드 지원 중단이 언젠가 불가피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주장은 여러 모로 설득력을 얻는다.
중기청은 예산 협의가 가능한 8월까지 예산 당국을 설득해 모태펀드 중단이 벤처 붐에 찬물을 끼얹는 일을 막아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 벤처 투자는 이제 시작됐으며 투자 회수에 시일이 걸리는 현실도 제대로 알려야 한다. 기재부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맞물려 모태펀드 지원 연장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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