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오프라인 기업의 텃밭인 유통이나 광고, 여행 등의 분야에서 일본 온라인 전문 업체의 성장이 눈부시다.
온라인 한 우물만 판 업체들의 매출이 전통 오프라인 최대 업체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까지 쫓아왔고, 수익성이나 성장세는 이미 압도했다.
3일 일본 주요 기업들의 결산 자료를 종합해보면 분야별로 온라인 전문 업체의 실적이 기존 오프라인 업체를 능가한다.
3만7000여개의 가상 점포가 입점한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의 1분기 매출은 2714억엔이다.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일본 백화점 업계 선두주자인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의 1분기 매출은 2848억엔으로 라쿠텐과 별 차이가 없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에서는 라쿠텐이 730억엔인 반면에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는 280억엔에 그친다.
라쿠텐은 여행업에서도 활약이 눈부시다. 라쿠텐트래블은 외형 면에서 전통 오프라인 기업인 니혼여행을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랐다. 부동의 1위 업체인 JTB와의 매출 격차는 아직 분명하지만, 2010년 영업이익은 오히려 라쿠텐트래블이 20% 이상 앞선다.
의류 유통에서는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스타트투데이가 다카시마야나 마루이 같은 오프라인 백화점을 빠르게 추격 중이다. 스타트투데이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85억엔이다. 2010년보다 무려 46%나 증가한 목표다.
오프라인 기업이 절대 강세를 보이던 광고 대행업도 변화가 뚜렷하다. 신생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사이버에이전트는 올해, 작년보다 17% 늘어난 108억엔의 영업이익을 자신했다. 업계 2위 하쿠호도가 내놓은 마이너스 성장 전망과 대비된다.
오락실과 게임기 아성이 높은 게임 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전통의 강호 세가는 올해 영업 이익 전망치는 2010년보다 13%나 줄어들었다. 반면에 모바일 게임 업체 그리(Gree)는 작년 대비 53% 늘어난 300억엔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온라인 전문 업체 상승세 원인을 ‘인터넷의 신뢰성’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서 찾았다. 특히 대지진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난 생수 등 생활용품이 인터넷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일본 국민들에게 편리성 인식이 확산됐다.
오프라인 판매만 고집하던 브랜드는 온라인 쇼핑에 문호를 열고 있다. 라쿠텐에는 4월 아디다스에 이어, 5월에는 가전 양판점의 대명사 빅카메라가 들어왔다. 스타트투데이에는 유나이티드애로우와 빔스 등 인기 멀티숍이 입점했다. 상품과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20·30대 중심이던 고객의 연령층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일본 경제산업성 통계를 보면 소매 분야의 인터넷 상거래 비율은 2010년 기준 2.46%다. 이는 2009년보다 0.38%포인트 증가한 수치지만 5% 전후의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아, 향후 성장 전망이 밝다.
<표> 온라인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의 분야 별 2011년 예상 영업이익(단위:억엔, 괄호 안은 증감률)
※여행업은 2010년 실적, 자료:각사 종합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