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가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관련 업체 간 치열한 영역 다툼이 예고됐다. 전자랜드 외에도 유통 강자인 롯데가 롯데마트를 통해 가전 전문점 시장에 뛰어들 태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10여년 간 가전 유통시장에서 아성을 굳혔던 하이마트도 내년 이후 거센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대세’ vs ‘원조’=현재 가전 전문점 시장은 ‘하이마트 대 비(非)하이마트’ 구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가전 전문점 시장 점유율 34.9%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식시장 입성에 성공해 재무 상태도 호전될 전망이다. 직영점 수도 300여개로 가전 전문점 업계 최다다. 전문 소매업 특성상 점포 수가 많을수록 제품 구매력이 높아진다. 이는 고객 증가와 점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2위·3위인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 점유율은 20%·14.8%씩에 불과하다. 각각 삼성전자·LG전자 중심의 제품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반면에 하이마트는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구비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전자랜드 역시 한때 가전 전문점 원조로 꼽혔지만 현재는 4위권으로 밀려나며 1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직영점 수도 94개로 하이마트의 3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전자랜드는 시장이 포화된 수도권 지역 외에 지역 상권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으로 점유율 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문을 연 충남 홍성점과 전북 전주 효성점 등도 지역 상권 장악을 위한 전략이다.
◇변수는 ‘롯데’=여기에 내년도 가전 전문점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롯데마트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매장 내에 ‘디지털파크’라는 전문 코너를 개설, 가전 유통 시장에 발을 담근 상태다. 내년부터는 디지털파크를 롯데마트에서 분리해 단독형 매장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2년 안에 매년 10개씩의 직영점을 개설한다는 목표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역시 서울 외에 경기도 등 지방을 중심으로 공략할 계획이어서, 한정된 상권을 두고 전자랜드와 정면 승부를 벌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구가 밀집한 곳에는 웬만하면 하이마트 등 가전 전문점이 입점해 있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돼 있다”며 “같은 상권을 두고 4개 업체가 뺏고 빼앗기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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