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미국계 글로벌 IT 기업들. 실리콘밸리에서 성장동력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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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대표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는 지난 4월 미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산타클라라에 새로운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430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는 산타클라라 R&D센터는 연내 최소 120명에서 최대 230명까지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아시아·유럽 지역의 글로벌 IT기업들이 실리콘밸리를 성장 동력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혁신을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의 수준 높은 인력이 필연적인 데다, 모바일 영역에서 구글·애플의 강세가 이 기업들을 실리콘밸리로 불러들이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은 22일 비(非)미국 글로벌 IT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장기 연구개발과 최첨단 디자인을 위해서 실리콘밸리의 우수 인력 활용을 넓힌다고 보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의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이다. 에릭슨의 R&D센터는 산호세에 위치해 있으며, CTO인 하칸 에릭슨도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칸 에릭슨은 “모바일 산업의 진앙이 핀란드에서 실리콘밸리로 옮기고 있다”며 R&D센터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한 때 지리적 근접성을 이유로 노키아와 견고한 협력체제로 이윤을 창출했지만, 이제는 애플·구글과 협력해야만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기업인 차이나WLCSP도 모바일 부문 협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초 서니베일에 R&D센터를 열었다. 웨이퍼 수준의 소형화 기술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모바일 분야에서 미국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미국 내 파트너와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R&D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 프랑스 기업 알카텔-루슨트, 일본 후지쯔, 핀란드 노키아와 같은 기업들은 혁신을 이유로 실리콘밸리 R&D센터 강화에 나섰다. 이들 기업에 인력 채용에 드는 비용은 부차적인 문제다. WSJ은 빠르게 변하는 IT산업 환경에서 신제품 생산과 디자인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전문가가 핵심이며, 이들 기업이 창의성을 비용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했다.

 프랑스계 통신장비기업인 알카텔-루슨트는 400명 규모의 R&D센터를 마운틴뷰에 두고 있다. 바실 알완 알카텔-루슨트 지식재산권(IP)부문 대표는 “대부분의 제품 개발은 창의적인 업무를 지휘하는 핵심적인 소수의 그룹의 노력이 중요하며, 이들을 잃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용하든지를 떠나 혁신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으로 R&D 본부를 이동한 화웨이는 지속적으로 실리콘밸리의 기술 전문가 채용을 늘리고 있다. 존 로제 화웨이 북미부문 R&D센터 이사는 “우리의 미래는 미국 시장으로부터 오는 혁신에 의해 견인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전 중인 노키아 역시 팰러앨토에 위치한 R&D센터의 역할에 무게를 둬 돌파구를 찾고 있다. 노키아의 R&D센터는 연구 개발뿐만 아니라 타사의 동향을 확인하는 역할도 병행한다.

 존 센 노키아 팰러앨토 R&D센터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 실리콘밸리에 발자국을 찍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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