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자 스마트폰인 바다폰에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을 탑재하는 문제로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이어 국내 사용자가 많지 않은 블랙베리폰에도 ‘카카오톡’ 서비스의 선수를 빼앗기게 됐기 때문이다. 바다폰용 카카오톡 개발은 블랙베리폰과 거의 비슷하게 시작됐지만 카카오 측과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여전히 답보 상태다.
카카오는 블랙베리폰용 ‘카카오톡’ 개발을 거의 끝내고 오는 27일부터 200여명을 대상으로 클로즈드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10만여명에 달하는 블랙베리폰 국내 이용자도 내달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바다폰용 ‘카카오톡’은 여전히 출시일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카카오 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카카오는 블랙베리폰의 경우 자체 인력을 투입해 프로그램을 개발해준 반면에 바다폰에는 개발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 폭주로 개발자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카카오로부터 기본적인 개발 소스를 넘겨받아 직접 개발에 나선 상태다. 최근 삼성전자가 1차 개발 성과물을 카카오에 전했으나 부실하다는 이유로 반려돼 재개발에 들어간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외국업체보다 못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오히려 삼성 관계자들과 사사건건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양사 간 미묘한 감정싸움으로 바다폰용 카카오톡 개발은 당분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최근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자체 무료 메신저를 개발 중인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가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삼성에 핵심 기술 유출 우려까지 감수하며 개발 노하우를 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바다폰 사용자들의 카카오톡 서비스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카카오톡 딜레마’를 어떻게 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지영·한세희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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