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해법 놓고 찬반 `격돌`…고등교육재정교부금제 도입 논란

 정치권이 ‘반값등록금’ 문제 해법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0일 열린 국회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이 격돌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는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국가가 교부금 형태로 지원하는 제도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에는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과 김우남 민주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 법안이 올라와 있다. 이들 법안은 교부금 재원을 내국세의 8∼10% 정도가 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는 등록금 인하를 위한 근본적 조치”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로서 걸맞은 대학교육 투자를 위해서는 내국세의 8.85% 정도를 교부금 재원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 교수는 임 의원과 권 의원의 법안이 부실대학 교부금 지급 제한 내용을 살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도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선 상황에서 대학 교육 재원을 확보하고 배분하는 법률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며 “대학 구조조정 지연 등 부정적 시각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5년 한시법 도입 등의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찬성론을 폈다.

 그러나 이영 한양대 교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제는 사립대학을 ‘준 국립화’해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재정의 일정 비율을 특정 목적에만 쓰게 해 재정 경직성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며 반대론을 폈다.

 이 교수는 고등교육 지원 재정을 늘리되 개인 단위의 학자금과 연구비 지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대학에 가는 집단의 소득이 진학하지 않는 집단의 소득보다 높은 상황에서 세금을 대학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소득재분배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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