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S업계 고객 이탈 비상…주파수 회수 방침 따라 고객들 불안 현실화

 국내 유일의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사업자로 전체 가입자 중 90% 이상을 보유한 KT파워텔은 15일 내내 고객문의 전화에 시달렸다. 전날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TRS 주파수 중 일부 대역을 회수해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 매물로 내놓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같은 소식을 접한 이동통신 3사가 가용 주파수 대역이 늘어나 미소를 지은 반면에 주파수를 빼앗긴 TRS업계는 울상을 짓는 대조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정부가 이동통신 주파수 부족 해소를 명목으로 통신산업 간 균형 발전에 대한 정책적 배려 없이 TRS 주파수 회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TRS업계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작 주파수를 회수당하는 TRS사업자의 상황과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앞서 방통위는 이달 말로 사용기한이 끝나는 TRS 주파수 가운데 일부 대역을 낮은 효용성을 이유로 회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방통위는 이를 다음달 실시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대역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현재 TRS용으로 쓰이는 800㎒ 대역 총 18㎒(이하 양방향 기준) 폭 가운데 KT파워텔을 비롯한 4개 사업자로부터 6㎒가량이 회수될 것으로 알려졌다.

 TRS업계는 주파수 효용성을 이동통신과 동일한 잣대로 바라보고 회수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주파수 회수 이후 지원정책이 없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회수 논의가 진행된 점이라고 반발했다.

 정부가 그간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해서는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TRS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지원정책 한번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TRS 가입자가 5년 넘게 30만명대에서 머물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 적 이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효용성이 낮으니 회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주파수 회수 이후 사업자가 떠안아야 할 비용과 가입자 보호 조치에 대한 지원책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업계는 주파수 일부가 회수되면 통신설비를 재조정하고, 가입자가 사용하는 단말기도 이에 맞춰 개조 또는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100억~200억원대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TRS 업계는 주파수 재배치 이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과 향후 여유 주파수 대역 발생 시 우선 배정 원칙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주파수 재배치 대응작업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도 배려해줄 것을 기대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 주파수 회수를 공식 결정한 것이 아니어서 자세한 방침을 밝히긴 어렵다”며 “다만 TRS업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향후 지원정책 등을 검토,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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