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키로 한 블랙리스트 제도가 통신사 시스템 구축 등 기술적 문제로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시행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요금인하 방안 발표에서 연내 도입의사를 밝혔으나 기술적 문제로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주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전담반’을 출범시키고 제도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에 본격 착수했으나 통신사 관계자들이 관련 시스템 재정비에 최장 6~7개월이 걸린다며 당장 시행이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통신사 관계자들이 국제 모바일 기기 식별코드(IMIE) 인증 시스템과 대용량 메시지(MMS) 서버 호환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며 “MMS 서버 호환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와 서버 등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하는 장비 투자도 동반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MMS 서버 호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재 USIM칩을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휴대폰 번호이동을 해도 MMS를 이용할 수 없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사 시스템 개선에 장시간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잇따라 다음 회의 때에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2차 회의에서 시기와 방법 등이 더욱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블랙리스트 통합관리센터를 별도로 구축할 것인지, 아니면 이동통신 3사의 시스템을 연동할 것인지 등의 기술적 쟁점도 남아있다. 또 블랙리스트 도입을 위한 유심전용요금제 수준, 공용 단말기 수 등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 등의 이해관계가 얽힌 쟁점도 많아 제도 시행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도 도입 취지에는 통신사와 제조사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수긍한 만큼 전담반 회의를 수시로 열어 제도 도입을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전담반에는 이동통신사, 휴대폰 제조사, 이통재판매사업자(MVNO) 등과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특히 통신사와 제조사의 경우 한 회사에서 마케팅·대외협력 분야 관계자 2~3명이 참여하는 등 향후 제도 세부지침 향방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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