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우리가 관행이라고 보는 것 중 상당한 부분이 공정사회의 기준에 맞지 않다”며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부정과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녹화 방송된 제67차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부패·불공정 문제에 대해 이같이 언급하고 “소득이 높고 불공정한 사회보다는, 소득이 다소 낮더라도 공정한 사회에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은 무엇보다 선출직과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를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저축은행 비리 사태를 직접 사례로 들며 “사태가 이처럼 악화된 배후에는 전관예우라는 관행이 있다”면서 “전관예우는 금융당국만이 아니라 법조, 세무, 국방, 일반 공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전관예우가 큰 문제라는 것은 알지만, 그동안 묵인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공직자의 경력과 능력은 일종의 공공재”라며 “공직자들이 퇴임 후 전관예우를 받는 대신,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사회 봉사와 후진 양성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범적인 공직자의 사례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근무하다 퇴직한 뒤 강단에 선 서울시립대 강성태 교수와 퇴임 후에 세계를 돌며 강연과 민간 외교 활동을 펼치는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를 소개하며 이 같은 문화가 우리 사회에도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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