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에 기존 1.8㎓와 2.1㎓ 대역 이외에 800㎒ 대역이 새로 추가된다. 이에 따라 대략 50㎒ 대역이 최종 경매에 부쳐지면서 좁은 주파수 대역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사업자들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주파수 경매 논의 초기 대상에 올랐던 700㎒ 대역은 예상대로 이번 경매에서 빠지고 주파수를 회수당하는 주파수공용통신(TRS)업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여전히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 6월 10일자 1면 참조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홍성규 부위원장을 제외한 김충식·신용섭·양문석 상임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주파수 경매안 마련을 위한 첫 회의를 열고 TRS 용도로 활용되던 800㎒ 대역을 이번 경매에 포함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간 방통위는 전파기획관 차원에서 효율적인 주파수 활용안을 연구하고 정책토론회 등을 개최했지만 상임위원 차원의 비공개 회의는 처음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첫 회의였지만 이미 주파수 경매에 대해서는 사전 교감이 이뤄져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며 “현안으로 떠오른 작은 주파수 대역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00㎒ 대역을 포함하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주파수 대역을 10㎒ 단위로 쪼개는 등 주파수 세부 분할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아 사실상 대역별로 동시 경매에 붙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대역별로 동시 경매라는 기본 원칙은 세워졌지만 어떤 방식으로 경매 참가에 제한을 둘 지는 이번 주 예정된 차기 회의에서 집중 논의하기로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이번 경매에는 2006년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반납한 2.1㎓ 대역 20㎒, KT가 반납 예정인 1.8㎓ 대역 20㎒을 비롯해 800㎒의 TRS용 일부 대역이 주인을 찾게 된다. 800㎒ 대역은 KT파워텔 등 2개 사업자에서 6㎒가량을 회수하며 좌우 빈 대역을 포함할 때 10㎒ 폭 정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경매 주파수 대역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알짜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통신사업자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방통위는 세 개 대역을 고르게 사업자에 나눠 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가져갈 것이지만 각 대역별로 선호도가 달라 물밑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 3사는 2.1㎓를 ‘1순위’ 확보 대역으로 꼽고 있다. 세 개 대역 중에서는 가장 황금 주파수일뿐더러 기존 망 포화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주파수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결론을 유보했지만 경매 대역과는 별도로 경매 방식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3개 사업자 가운데 가장 주파수 보유량이 적은 LG유플러스는 KT와 SKT를, KT는 이미 2.1㎓ 대역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SKT를 입찰에서 배제할 것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SKT는 가장 가입자가 많다는 점을 내세워 참여 제한 없는 경매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방통위는 앞서 2.1㎓ 대역에는 참여 제한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경매 조건은 확정하지 않았다. 단지 주파수는 공공자원이라는 특성상 입찰액이 높으면 낙찰 받는 일반적인 경매와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공유했다. 방통위 측은 “통신 시장의 공정경쟁 기반을 마련하고 이용자의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기 위해 특정 사업자를 입찰에서 배제하거나 주파수 보유량을 제한하는 등의 차별적 경매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호준 기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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