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년기술 지식·창업 지원대책’에 이어 엔젤(개인)투자 확산을 위한 추가 지원책을 내놓는다. 엔젤 투자가 확산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초기 스타트업(Start-Up)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관련 정부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최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으로 엔젤투자자 초청 간담회를 갖는 등 엔젤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반기에 발표 예정으로 전문 지원기관 설립 등 폭넓은 대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윤범수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구체적 지원책으로 “세제지원, 매칭펀드, 엔젤지원센터 확대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매칭펀드는 당초 지난달 펀드 운영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하반기 지원책 발표와 함께 운영사업자를 선정하기로 방향을 바꾸었다. 투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비율을 현행 10%에서 30%로 확대하고 양도세 비과세 기간은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엔젤지원센터는 엔젤투자자가 기업(투자처) 발굴과 가치평가 등을 돕는 등 역할이 확대된다. 이밖에 정부는 엔젤투자자를 공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의 눈>
최근 정부 자금 지원방향이 융자보다는 민간을 통한 투자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초기 스타트업기업 투자에 매우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벤처캐피털 내부적으로 투자결정을 위해 상당히 높은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고, 때문에 주로 상장을 앞둔 검증된 회사 위주로 투자를 집행한다. 실제로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의 평균 유치금액은 19억5000만원에 달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8억원 수준으로 투자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소액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는 그만큼 기회가 줄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엔젤투자 지원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초기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엔젤 투자 확산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최근 엔젤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벤처캐피털업체의 초기 스타트업기업에 대한 투자 부진을 엔젤투자를 통해 채우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엔젤투자 활성화는 시장실패영역으로 인식되는 만큼, 정책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를 설득해야 한다. 그동안 관련 주무부처에서는 형평성 등을 이유로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 입장을 보여 왔다. 김세규 코아비즈엔젤클럽 회장은 “최근 엔젤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한 물밑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펼친다면 엔젤투자 붐을 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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