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자 `현대중공업` 부상

인수 협의 진행 중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8일 오전 증권가에 나돌았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완전 부인 공시가 아닌 만큼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7일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 작업에 뛰어들 준비가 됐으며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수설과 관련해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 등 지분매각과 관련하여 관련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혀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뤘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를 대표해 매각작업을 추진 중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회계법인에서 매도자(하이닉스)를 실사 중”이라며 “인수의향서를 받는 단계도 아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인수자가) 맞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는 계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후보군으로 SK·현대중공업·LG·효성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해당기업들이 거론됐을 때마다 부인한 것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미확정이라는 내용을 밝혀 일정부분 하이닉스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중공업 측이 다음주께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달 중순께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 달 초에 인수 의향서 접수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와 업계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신수종 사업과 연계된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전 현대 계열사로서 기업 문화의 동질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 인수 후 빠른 시간 내에 조직 융합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신사업과의 연계성이 높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그러나 8일 하이닉스 인수설이 퍼진 후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5.57% 하락하는 등 현대중공업이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커 무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증권 전문가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주요 사업부문으로 전기와 전자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하이닉스와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은 상승 효과가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동규기자·이진호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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