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토양 오염 수준이 체르노빌 수준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일본 전체 국토의 0.15%에 해당하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반경 600㎢ 지역의 토양이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강제 이주시켰던 수준으로 오염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개월 전 예측했던 방사능 오염 확산 12단계 중 5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12단계 시나리오가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이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했다면, 이제 토양 오염으로 인한 영향력과 가까운 미래의 변화를 고민해야할 때다.
방사능 오염 확산으로 식수, 식품에서 방사능이 다량 검출되는 5단계에 이르면 식품에 대한 공포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 이로 인해 원산지 표시, 식품 검사 및 방역 수준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쌀과 과일 생산 역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일본 내 수산품 수출 급감으로 소매매출량도 줄어들게 되며, 일본의 식료품 및 농산물 생산 가격은 폭등하게 된다.
일본 내 농수산물 생산량이 줄어듦에 따라 일본의 농수산물 수입이 급증하며, 이는 전세계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식료품 수입비중이 높은 나라의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토양 및 해수오염, 이로 인한 일본 내 농수산물 생산의 감소와 가격 급등, 수입량 증가가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히 식품의 문제뿐만 아니라 관광과 같은 다른 산업도 타격을 받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방사능 노출에 대한 기피로 인해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동북 온천 150여곳과 도쿄 디즈니랜드를 포함한 유명 유원지를 찾는 관광객은 줄어들게 되며, 이 외에도 공연, 스포츠 관람과 같은 야외 활동 전반도 타격을 받는다.
제조업 역시 타격 장기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특히, 대체에너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은 차세대 산업군에서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 및 공장시설의 광범위한 오염으로 일본 내 제조회사의 해외 공장 이전과, 외국계 회사의 계열사 철수가 확산된다. 일본 제조업 생산량의 급감이 장기화되면 전세계 제조업 피해 우려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일본 내 실업률 증가도 불가피하다. 피해복구가 장기화 될 경우 대일 수입의존도 20%인 태국과 대만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의 국가 역시 일본 내 제조업 위기의 역풍을 맞게 될 국가로 꼽힌다.
농수산, 제조업, 관광산업 등의 침체와 타격으로 일본 내부에서는 다양한 품목들의 공급부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소비는 더욱 침체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일본의 이런 상황은 글로벌하게 파급되면서 주요국가에서 소비회복도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일본 대지진으로 GDP가 0.5%정도는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며, 원자재와 농수산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는 이머징 국가의 타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신속한 피해 수습과 추가 피해방지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반인 피폭 사망자 발생, 도쿄 대탈출의 본격화가 시작되는 6단계에 이르면 일본의 위기가 전세계로 파급되는 상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상황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마치 일본의 원전사고가 다 끝난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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