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 발사]나로호 3차 발사 내년 6월-8월 유력

 ‘정확한 시기를 얘기하긴 이르지만 나로호 3차 발사는 내년에 합니다.’

 나로호 3차 발사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의지다. 나로호 2차 발사 실패원인을 둘러싼 러시아와 한국 측의 오랜 책임공방으로 우주강국의 첨병으로 지목되던 나로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부가 만간전문가조사단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나로호 3차 발사 준비에 착수하면서 나로호 발사가 다시 눈앞으로 성큼 다가올 전망이다.

 정부의 러시아와의 원인규명을 둘러싼 협상작업이 순조로이 진행된다면 나로호 3차 발사 시기는 내년 6월에서 8월이 유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리한 원인규명 작업=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실패 원인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양측 기술전문가로 이뤄진 한·러실패조사위원회(FRB)가 2차 발사 이후 네차례나 열렸는데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러 전문가들 사이에 기술적 이견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3차 발사를 위한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양국 간 계약에 따르면 FRB를 통해 2차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해 양측이 합의한 뒤에야 3차 발사가 가능하다.

 양 측의 원인규명 작업이 어려운 것은 객관적으로 입증이 가능한 데이터의 부족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자료인 2차 발사에 쓰였던 나로호의 잔해가 바닷속 깊이 가라앉아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폭발 직전까지 2분여 동안의 데이터만으로 실패 원인을 정확히 알아낸다는 쉬운 일이 아니다. 흐루니체프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협상에서 서로 기술적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점도 있다.

 ◇원인규명 조속히 끝낸다=결국 정부는 FRB가 아닌 별도의 민간전문가조사단을 통해 원인규명작업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이 방안은 러시아 측이 요구한 것이라 조속한 원인규명 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교과부 측은 “지난 3월 러시아 측이 조속한 원인규명을 위해 조사단 구성을 제의했다”며 “이번 조사단에서는 한국 측이 한발 양보하더라도 조사를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측의 요청으로 인해 민간 전문조사단 구성을 추진 중이다. 조사단이 6월 중 첫 회의를 개최하고 두 달 안에 양측이 실패 원인 합의에 이르면 나로호 3차 발사 일정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시나리오 대로라면 3차 발사는 내년 6월에서 8월이 유력해진다. 두 달 간의 규명작업 뒤 준비기간이 통상 10개월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 날짜다. 더 당겨지거나 미뤄질 수도 있지만 장마기간에는 발사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8월 전후가 적기로 거론된다.

 3차 발사를 위한 기술적 준비는 실패 원인 규명과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3차 발사용 1단 로켓도 러시아가 이미 만들고 있으며 상단 로켓 역시 항우연이 제작한 상태다.

 1, 2차 발사 때 나로호에 실려 소진된 과학기술위성을 대신할 검증위성은 ‘나로과학위성’으로 최근 명명됐다. 나로과학위성의 임무는 전기를 띤 입자들이 우주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측하고, 우주용 초고속레이저와 우주용 반작용 휠을 검증하는 것이다.

 한편, 나로우주센터는 발사대를 보관모드로 전환하고 종합적인 점검을 진행 중이다. 3차 발사가 결정될 때까지 계측장비 등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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