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IDC센터 일본 수요 껑충, 아시아 허브 육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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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한국으로 데이터 센터 이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 건물 옆에 위치한 시오도메 합동 콘퍼런스장. 소프트뱅크와 KT는 이날 한국에 75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건립키로 합의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진과 재난이 잦은 일본에 핵심 IT자산을 두는 건 적절치 않다”며 “일본에서 불과 두 시간 거리인 한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게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세계 넘버1 수준의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환경, 앞선 클라우딩 서비스 기술, 일본의 절반에 불과한 사용료와 전기료 등을 꼽았다.

 

 국내 IDC센터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그것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기업 때문이다. 데이터 백업과 IT전산 아웃소싱 지역으로 우리나라가 주목을 받고 있다. KT와 소프트뱅크가 포문을 열었지만 다른 IDC센터에도 일본 기업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성급한 일부 일본 기업은 실사와 시장 조사를 마치고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들을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특화 서비스 개발은 물론이고 현지 설명회 등을 준비 중이다.

 ◇한국 출장 잦은 일본 기업=호스트웨이IDC는 최근 5~6개 기업이 직접 한국에 있는 IDC를 방문했다. 재난을 대비한 백업센터로 한국이 최적지로 판단해 이를 검토하기 위한 실사 차원이었다. 호스트웨이는 자체 제작한 클라우드 컴퓨팅 ‘플렉스 클라우드’를 내놓고 일본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재해복구팀도 구성했다.

 정현석 팀장은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의 기술력과 데이터센터 구축의 강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최근 일본 고객이 크게 늘면서 일본어 대응팀을 만들고 현지 설명회도 준비 중이다. KT는 이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부산 인근에 오는 10월을 목표로 일본 기업 전용 IDC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한국, 일본 재난센터 최적지로 부상=일본은 주로 백업용 재난복구센터와 IT전산 아웃소싱 용도로 국내 IDC를 적극 노크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500억엔을 투자해 홋카이도나 동북구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3월 발생한 대지진으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전력 부족으로 오는 7월 전력 사용량을 15% 감축해야 한다.

 여기에 한국은 일본 입장에서 최적의 아웃소싱 장소다. 지리적으로 가까울뿐더러 서비스 환경도 기대 이상이다. 서버를 해외에 두고 개인정보보호라는 법적인 이슈가 있지만 그만큼 상황은 이를 무시할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IDC허브’로 육성해야=전문가들은 아예 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아시아 지역의 IDC허브로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IT인프라가 앞서 있을 뿐 더러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진 등 자연 재해가 적기 때문이다.

 경쟁국인 싱가포르는 이미 IDC수요를 잡기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세제 지원과 50%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제공해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에 가세했다. 그러나 다행히 부지 확보나 기후 등의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 특히 물이 부족한 싱가포르는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냉각 비용이 높아 다소 경쟁력이 떨어진다.

 서정식 KT 상무는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는 일본 지진을 교훈으로 재난복구센터를 해외에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며 “네트워크나 전력 수급, 안정적인 지반 등 많은 강점을 가진 우리나가 글로벌 데이터센터로 도약하기에는 안성 맞춤”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IDC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 있는 데이터센터는 200개 정도로 매년 20%가량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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