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기 나노소자특화팹센터 원장 kochulgi@kanc.re.kr
지금까지의 인류문명은 화석연료 문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원은 대부분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화석연료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도 발전량의 60% 이상을 화석연료에서 얻는다. 그런데 화석연료에는 문제가 많다. 재생이 불가능하고, 매장량도 한정돼 있어 언젠가는 고갈된다. 뿐만 아니라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풍력이나 지열·수력 발전은 어떤가? 이들 에너지는 대부분 재생 가능하지만 지역적인 의존도가 너무 높다. 경제성이 높은 지역은 이미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이다. 바이오 연료도 관심을 모은 바 있지만 자칫 식량 가격 폭등을 유발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많은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발전량의 30% 이상을 원자력에 의존한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배출량이 매우 적고,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발전단가가 저렴하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천사고에서 보여준 것처럼 자칫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만 없다면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사실 사후 처리비용이 엄청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고준위 핵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해 창고에 쌓아놓고 있는 형편이다. 저준위 핵폐기물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경주 방폐장만 보더라도 이를 처리하기 위한 경제적·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다. 이런 저런 원자력 폐기물 처리 비용과 공간을 고려하면 원자력도 결코 싼 에너지원은 아니다.
반면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은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발전비용이 매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큰 오해다. 태양광 발전소는 대부분 사막이나 폐염전 등에 건설되기 때문에 토지 이용비용이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대략 1GW 발전을 위해 태양광 발전소는 60㎢ 면적을 필요로 한다. 광산면적을 포함하면 석탄 발전과 비슷하고, 원자력 발전에 비해서는 약 3배 정도 넓다.
사실 태양에너지는 어느 곳에서라도 접근이 가능하고, 고갈될 염려없는 무한한 에너지원이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은 사후처리가 거의 필요없다. 태양전지는 태양광 에너지를 곧바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때문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선진국들이 탄소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을 제거하거나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소모하고 있는지를 감안한다면 그 어떤 에너지원도 태양광 발전만큼 싸지 않다는 결론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태양전지 효율은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지는 등 태양광 발전 비용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또 태양광 발전소는 움직이는 부품이 적기 때문에 운영비도 저렴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총발전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럽 등 신재생에너지 선진국들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에 지원을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진정한 신재생에너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시장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설비투자를 비롯한 인프라 조성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신재생에너지 시장 형성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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