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끈`으로 시작했다…이대 교수팀 새 이론 제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언제 어떻게 생성됐을까.`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늘 궁금하게 여기는 질문이다. 일단 많은 과학자가 `빅뱅이론`으로 우주 탄생을 설명하고 있고 대다수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빅뱅이론은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특이점(부피가 0인 아주 작은 한 점)의 거대한 폭발을 통해 우주가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특히 1970년대 세계적 과학자인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가 입자(particle)이론을 이용해 우주가 생성한 시기를 수학적으로 규명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빅뱅을 이론적으로 밝혀내 `호킹ㆍ펜로즈 이론`으로 불린다.

이화여대 조용승 교수(수학과)와 홍순태 교수(과학교육과)는 입자(점)가 아니라 `끈 이론(string theory)`을 활용해 우주 생성 원리(빅뱅)를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해 주목 받고 있다. 끈 이론은 세상을 이루는 기본 단위가 점으로 표현되는 `입자`라고 가정하는 기존 `표준 모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 물질의 기본단위를 0차원인 점이 아니라 1차원인 `끈`으로 가정한다.

수학자인 조 교수와 물리학자인 홍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빅뱅우주론에 끈 이론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른바 `조ㆍ홍 이론`은 끈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 탄생을 설명하는 모델이다.

조 교수는 "기존 호킹ㆍ펜로즈 이론보다 더 일반적이면서 자연스럽게 우주 탄생을 설명할 수 있다"며 "미국 물리학회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피지컬 리뷰(Physical Review D)` 5월 20일자에 실렸으며 곧 주요 내용을 따로 보도하는 `피지컬 리뷰 포커스`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 교수 연구 결과가 호킹ㆍ펜로즈 이론을 뛰어넘어 더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정립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ㆍ홍 이론은 우주 탄생(빅뱅)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예컨대 호킹ㆍ펜로즈 이론을 뒷받침하는 수식에서는 우주 생성 과정에서 물질의 회전 값을 `0`으로 놓고 무시하지만, 조ㆍ홍 이론 수식은 물질의 회전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천체와 입자 등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회전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 홍 교수는 "끈 이론을 이용했기 때문에 회전을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호킹ㆍ펜로즈 이론에서는 우주 탄생 초기에 질량이 없는 입자(빛)가 먼저 생기고 뒤이어 질량을 지닌 입자가 등장하는 상태가 나타난다. 질량이 없는 물질에 이어 질량이 있는 물질이 등장하는 `위상 전환(phase transition)`이 왜 일어나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조ㆍ홍 이론은 위상 전환을 가정하지 않고 빛과 질량입자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조ㆍ홍 이론은 우주 회전 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두 교수는 끈 이론을 통해 앞으로 우주에서 7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에너지와 23%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에 대해 연구하는 한편 초기 우주모형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 < 용어설명 >

끈 이론 : 우주를 이루고 있는 기본 단위를 0차원인 점입자(particle) 대신 1차원 개체인 끈(string)으로 보는 물리학 이론.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은 기본 단위를 입자로 본다. 끈 이론은 표준 모형과 일반 상대론을 통일할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로 점입자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매일경제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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