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정권이 반체제 인사들 스카이프 통신 내용을 감청하기 위해 유럽의 기술까지 도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집트의 반체제 인사들은 보안이 더 강하다는 이유로 통신시 스카이프를 이용해왔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무바라크 정권은 스카이프 감청을 위해 영국의 감마 인터내셔널로부터 약 56만달러(6억원)의 시스템을 구입했다. 여기에는 관련 공직자 4명에 시스템 이용법을 가르치는 비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사실은 반체제 활동가드이 암 알 다울라 이집트 국가보안국장을 급습했을 때 발견한 메모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메모에는 반체제 세력들이 스카이프 이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화까지 도청했다며 자랑한 내용까지 담겨져 있었다.
이집트 반체제 인사들은 자스민혁명을 준비하는 동안 이메일이나 전화로 통신을 할 경우 감청의 우려가 높아 스카이프를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그들이 발견한 메모에서는 무바라크 정권이 스카이프는 물론이고 이메일, 전화 내용까지 감청한 정황이 담겨 있었으며, 사생활까지도 감청의 대상이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마 인터내셔널의 시스템은 PC에서 나오는 오디오 스트림을 가로채는 일종의 스파이웨어다. 감마 인터내셔널 측은 이집트 정부에 이 시스템을 팔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마 인터내셔널 외에도 미국과 유럽의 소규모 기업들은 스카이프를 감청할 수 있는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어 중동 정부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집트 외에도 민주화 운동을 위해 스카이프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 중동의 반체 세력들이 감시당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스카이프 측은 “우리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이런 스파이웨어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여론 감시 및 통제를 위해 스카이프를 감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스카이프 서비스인 톰 스카이프의 대화내용을 엿들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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