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시차가 있긴 하지만 한 국가의 경기를 반영하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곳이 바로 증시다. 그리고 기업들은 과거부터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 (BT), 나노기술(NT) 등 새로운 기술과 융합을 통해 신시장 개척과 성장을 모색해왔다. 그러면서 주가도 자연스럽게 기술 흐름을 반영한다. 전자신문은 ‘테마 포커스’를 통해 투자자들이 눈여겨 봐야할 새로운 기술 테마와 관련 종목을 점검해본다.<편집자>
‘왓콤(Watt.com)’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전력시대를 맞아 스마트그리드와 전선주가 새로운 관심 테마로 부상했다.
일본 원전사태로 점화된 전력망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하반기 전기요금체제 개편, 신제생에너지 의무활당제 도입 등을 계기로 전력산업 전반에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면서 증시에선 전력망 투자 분야의 핵심이 될 스마트 그리드, 고압직류전송(HVDC) 관련주가 하반기 유망주로 떠올랐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도·브라질 등 브릭스(BRICs) 3국의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 원전사태까지 불거져 전 세계적으로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확보와 효율적인 전력망 구축이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전력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스마트그리드로 대변되는 전력망 효율화를 추진하는데 따른 변화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그리드 구축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HVDC로 대변되는 전력선을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로 꼽았다. HVDC란 발전소가 생산한 교류(AC) 전력을 직류(DC)로 변환시켜 송전한 후 다시 교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 전력망 효율화 핵심 설비다. HVDC는 교류전송 대비 송전효율이 높아 경제성이 뛰어난 데다 송전용량 확대에도 효율적이어서 300㎞ 이상 장거리 송전과 50㎞ 이상의 해상 송전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중국이 2015년까지 HDVC에만 4조원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북미와 유럽에서도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제주해남, 제주진도, 수도권, 서남해안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HVDC가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전력이 UAE 원전 턴키 수주로 HVDC 국산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련주에 관심이 높아졌다.
김 연구원은 “HVDC 시장은 스위스의 ABB, 독일 지멘스, 프랑스의 알스톰 등 글로벌 3사가 2008년 기준 9조원대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국내 업체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한전이 HVDC 국산화를 추진할 경우 글로벌 업체와 합작법인 형태를 통해 LS산전·효성·현대중공업 등 국내 업체가 설비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LS그룹의 경우 LS전선이 미국 최대 전선업체인 슈페리어에식스 투자와 중국 홍치전기 인수로 세계 4위 전선업체로 도약한 데다 최근 초전도(HTS) 전선 분야에 진출, LS산전이 HVDC 기술을 확보할 경우 그룹차원에서 해외 진출 등의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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