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한국폴리텍Ⅱ 대학 조주현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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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융합형 기술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조주현 한국폴리텍Ⅱ대학 학장(56)은 미래를 주도할 인재가 갖춰야 할 첫째 조건으로 융합을 꼽았다. 시장과 산업의 컨버전스 흐름에 맞게 교육 과정도 합치고 묶어야 한다는 소신이다. 조 학장은 또 이를 몸담고 있는 폴리텍대학 현장에 접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를 대상으로 1년 과정으로 기계설계 제작과를 신설했습니다. 기계설계 하면 전형적인 공과 과정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지원자 대부분이 다른 학과를 전공한 학생들이었습니다. 커리큘럼도 대만족이었습니다. H교원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학생은 미술 전공을 바탕으로 기계설계 분야 실습에 접목해 제품설계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습니다. Y대 경영학과 졸업생은 경영 지식을 토대로 기계설계 제작을 통한 기계 구조에 집중해 머시닝 센터나 5축가공기 등 기계장비 무역회사로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개설한 기계설계학과 신입생은 모두 전문대 이상 졸업자이고 이 중 70%가 4년제 대학 졸업자일 정도로 인기학과로 부상했다. 이에 앞서 만든 컴퓨터정보학과 등 IT융합학과도 특성화에 성공하면서 평균 입학경쟁률이 다른 학과를 훌쩍 넘어선다. 기계설계학과를 예를 들면 경쟁률이 다른 학과의 두 배인 7.6 대 1을 기록했다. 졸업 후 취업은 기본이다. 기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다. 어엿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를 무색하게 한다.

 조 학장은 “지원자 중에는 미술, 식품, 무역, 경제 등 대학 전공이 다양하다”며 “미술을 전공한 학생은 기계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기계를 디자인하고 식품을 전공한 학생은 식품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에 취업해 이전 전공까지 살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정보사회에서는 기계·전기·전산 등을 따로 전공한 사람을 모아서 조직을 이루는 게 아니라 개인이 모든 기술을 융합하는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는 전공별로 벽을 쌓고 있습니다. 산업과 교육기관의 불일치가 결국 청년 실업을 만드는 대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폴리텍대학은 직업 교육 기관으로 명성이 높다. 노동부산하 국책 특수대학이다. 전국을 권역으로 분할한 7개 대학과 4개 특성화 대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대학이 운영하는 캠퍼스도 34개에 달한다. 주요 교육 과정은 양성 훈련(2년제 산업학사학위과정, 기능사 1년, 기능장), 향상 훈련(재직자 직무능력향상), 능력개발훈련과정 등이 있다. 조 학장이 맡고 있는 폴리텍Ⅱ대학은 경기도 남인천에 소재하고 있다.

 “폴리텍 대학에서는 국가기간 산업과 신기술, 신성장 동력 분야 시설·장비 투자가 많아 민간 교육기관에서 할 수 없는 제조업 중심의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만여명이 직무 능력 향상 훈련을 받고 여기에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 17만여명을 포함하면 매년 19만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조 학장은 “40년간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중간 기술 인력을 배출해 간판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실사구시와 실용의 직업 교육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조 학장은 “별다른 홍보가 없었지만 지난해 경쟁률 4.7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직업대학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며 “기업과 시장에서 요구하는 융합형 실무 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을 주고 학생에게는 기술의 가치와 땀의 가치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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