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ELW 거래에 1500만원 증거금 장벽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과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됐던 주가워런트증권(ELW) 시장이 수술대에 오른다. 금융당국은 ELW 최초 투자시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 부과하는 것과 함께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게 제공했던 전용회선도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국거래소 규정을 내달 개정,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우선 ELW에 투자시 기본예탁금 1500만원이란 장벽이 세워진다. 그간 단계별로 기본예탁금이 증거금이 없이도 투자가 가능해 무분별한 시장 진입으로 투자자의 손실이 커졌다는 분석에서다.

 최근 거품 논란이 일었던 ELW 발행조건도 강화된다.

 거래행사 가능성이 낮은 극외 가격대 ELW는 추가 발행이 제한되고 지수 ELW의 최종거래일과 전환 비율도 조정해 ELW와 옵션 간 가격비교가 쉽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스캘퍼를 위한 전용회선 특혜도 제한한다. 투자자별 전용회선 배정은 허용하되 일반투자자도 증권사와 개별적인 계약을 통해 전용선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주문접수 시점을 투자자 주문이 중개 증권사의 방화벽을 통과한 때로 정의하고, 주문 프로세스 사이에 속도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또, 증권사에 접수돼 주문처리된 순서대로 거래소에 호가가 제출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ELW 시장 건전화 방안을 마련·시행해 거래대금 하향 안정 등의 효과가 나타났으나 최근 스캘퍼에 대한 일부 증권사의 우대조치 등으로 시장 건전성 문제가 다시 제기돼 추가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박창규기자 kmlee@etnews.co.kr

 

 뉴스의 눈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ELW 조치에 대해 일부 과도한 부분이 있지만 공정 시장 경쟁체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우선 ELW에 1500만원이란 예탁금을 부과한데 대해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ELW 예탁금 부과는 파생상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를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도로 보인다”며 “ELW에 진입장벽에 세워지면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ELW 단위가격이 1000∼2000원으로 소액투자자의 투자가 많았는데 1500만원이란 진입장벽이 마련되면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위원은 다만 “우리나라의 ELW 거래대금이 약 1조6000억원으로 홍콩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될 정도로 시장이 급증해 건전화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캘퍼의 접근성 제한과 ELW 발행의 최종거래일 변경에 대해선 긍정적이란 의견을 내놨다.

 상장된 ELW가 1만개에 달하는 데다 주식 종목별로 수백개에 달하는 사례도 있어 비교 평가가 어려워 증권사의 가격 프리미엄 논란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그간 파생상품과 달리 ELW의 최종거래일이 달라 가격에 대한 프리미엄 논란이 잦았다”며 “이번 가격 조정은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아울러 “ELW 시장의 이번 건전화 방안 조치가 거래 감소로 이어져 주식시장에서도 변동성을 줄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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