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새 길을 뚫어줄 2011년 최고의 기대주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동통신 부가 서비스 다양화 등으로 인해 통신요금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MVNO는 저렴한 서비스로 통신비를 낮춰줄 최적의 카드로 꼽힌다. 아울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중심으로 이뤄진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새 시장을 창출할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VNO 시대 열린다=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는 독자적인 이동통신망과 주파수 대역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가 이러한 기반을 갖춘 기간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기존 통신요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일찍이 2000년대 초 도입돼 기존 기간통신사업자와는 또 다른 형태의 서비스로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국의 버진모바일, 미국의 트랙폰와이어리스, 노르웨이의 텔레2, 네덜란드의 데비텔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KT와 LG유플러스 망을 임차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판매사업자가 활동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법·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께부터 MVNO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본격화됐고 지난해 3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MVNO 서비스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앞서 재판매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던 1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을 MVNO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정하고 SK텔레콤을 통해 MVNO사업을 벌일 수 있는 사업자에 ‘별정 4호’ 자격을 부여했다.
지난해 말에는 도매제공대가 등 MVNO와 이동통신사업자 간 협상의 틀이 제시됐다. 이에 이어 방통위는 오는 6월까지 다량구매할인율, 데이터전용 도매대가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날아오르는 MVNO=현재 별정 4호 자격을 취득한 업체는 몬티스타텔레콤,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에스로밍, 온세텔레콤, 인스프리트, 케이티스, 한국정보통신, 한국케이블텔레콤(KCT), KDC정보통신, SK텔링크 11개사다.
이 가운데 한국정보통신이 3월부터 SK텔레콤과 함께 데이터 전용 MVNO 시범 상용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나머지 사업자는 올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MVNO 사업자의 강점은 △저렴한 요금 △서비스 차별화 △신속한 조직 등이다.
MVNO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에 비해 설비투자, 마케팅 비용 등이 적은 만큼 이를 토대로 20%가량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통신비 부담이 크다는 일반 이용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MVNO가 지닌 가격 경쟁력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MVNO 업계는 아직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받는 도매대가 할인율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다량구매할인율 등에서 추가적인 할인이 이뤄지면 이용자들이 바라는 만큼의 저렴한 요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MVNO 업계의 무기다. 업계는 △데이터 통신 전용 서비스 △지역 밀착형 상품 △계층·연령별 특화 상품 △주한 외국인과 관광객을 위한 선불카드 △중소기업 전용 서비스 등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와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간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MVNO 업계의 특성상 더욱 신속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MVNO 사업자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 요구에 맞춰 상품, 서비스, 마케팅 전략 등을 신속하게 바꿔나갈 방침이다.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에 비해 가벼운 조직이란 장점을 십분 활용해 수요를 창출해나간다는 전략이다.
KT를 통해 MVNO사업을 벌이고 있는 에버그린모바일의 김도균 대표는 “이동통신시장의 틈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이동통신사업자와 동반 성장을 추구하겠다”며 “MVNO가 보급률이 100%에 달하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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