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산업에 몸 담아 온 30년 넘는 세월을 뒤돌아 볼 때 흑백에서 컬러 TV로의 변화, 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TV로의 변화 등 여러 번의 혁명적 변화가 있었지만, 스마트 시대의 도래처럼 업계 판도를 뒤흔들 만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TV산업뿐 아니라 방송·영화·유통 등 주변 산업까지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마트 시대가 도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달, X·Y세대 등 디지털과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의 소비 증가, 디지털 기기 보급 확대라는 3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경우 스마트TV 발전의 기반이 되는 브로드밴드의 보급이 2011년에 약 6억500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세계 가구의 약 40%에 해당된다. 40%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숫자다. 선진국의 경우 스마트TV의 인프라가 대부분 갖춰져 있으며, 성장 지역의 인프라도 빠른 속도로 확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으로는 시장의 소비 주체가 변하고 있는 점이다. 디지털과 인터넷에 익숙한 20~40대 X·Y세대의 구매력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1년에 이들 세대의 총소득이 베이비부머 세대의 총소득을 최초로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가장 큰 소비주체로 부상함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하게 소비하려는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활성화로 디지털 기기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가구당 보유한 디지털 기기가 2001년 4개에 불과 했으나 2010년에는 1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하루에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는 시간이 2005년 5시간에서 2010년 10시간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 소비주체의 변화, 디지털 기기 증가에 따라 기존 TV가 주지 못한 경험과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TV의 스마트화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 시대의 진정한 스마트TV는 소비자에게 어떠한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까?
진정한 스마트TV란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가 거실에서 편하고 쉽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고의 사용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신의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면 TV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VOD나 게임 등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춤형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TV를 시청하면서 친구들과 SNS로 시청 경험을 공유하며, TV를 시청하다가 궁금한 사항을 TV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는지 상상해 보라. 앞으로 이러한 기능들이 제공되지 못한다면 진정한 스마트TV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화를 위한 주변 여건이 조성됐고, 기존의 TV가 주지 못했던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스마트TV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스마트 시대에는 TV산업뿐 아니라 주변 산업까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확대될 것이며, 이는 TV사업의 에코시스템(Ecosystem)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기존 흑백·컬러·디지털TV 시대에는 좋은 부품을 제 때에 공급을 받아 기술력을 기반으로 화질, 디자인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TV사업의 본질이었기에 TV사업의 생태계는 부품업체, TV제조업체, 유통업체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 시대에는 TV 산업의 생태계가 완전하게 바뀌고 에코시스템의 구성원들이 달라지고 있다.
부품·제조·유통뿐만 아니라, 영화사·포털·게임업체·IT기업·통신기업 등도 에코시스템의 구성원이 되고 있다.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빨리 제공할 수 있는가가 경쟁 우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bkyoon@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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