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홍보대행사를 고용해 구글을 ‘은밀’하게 흠집내려다 망신을 당했다.
13일 AP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세계적인 홍보대행사인 ‘버슨-마스텔러’와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가장 먼저 주요 언론사 기자와 유명 블로거, 그리고 보안 전문 업체들에게 구글의 사생활 침해 문제를 기사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이 제보한 내용은 곧 공개를 앞둔 구글의 SNS인 ‘소셜 서클’이 고객 허락 없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타사 SNS 상의 정보를 검색한 결과를 보여줘 개인정보를 침해했다는 것.
문제는 버슨-마스텔러가 자사 고객이 누구인지를 숨기고 홍보 활동을 벌였다는 점이다. 정정당당하게 드러내는 대신 몰래 구글의 이미지를 흠집내려는 ‘얄팍한’ 행동이었다.
이 일은 프라이버시 전문 연구원인 크리스 소이안에 의해 드러났다. 버슨-마스텔러의 한 직원이 이메일을 통해 소이안에게 칼럼을 써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소이안은 배후가 누구인지 물었지만 답변을 거부했고 결국 그는 이를 공론화했다. 이후 뉴스위크의 기술 에디터인 댄 라이언스가 취재를 통해 페이스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라며 “구글을 비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버슨에게 그렇게 시키지도 않았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투명한 방법으로 문제점을 제기했어야 했다”며 일부 문제를 시인했다.
버슨-마스텔러 대변인은 “페이스북이 홍보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도록 요구했다”며 “페이스북은 공개적인 정보나 자료를 이용해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이 문제화되길 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이와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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