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높아진 경쟁력에 ‘글로벌’ ‘투명’ 두 경영키워드를 바탕으로 해외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중소기업계가 전세계를 호령하는 대기업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해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연초 “중소기업이 얼마만큼 경쟁력이 있느냐에 따라 그 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의 바로미터가 된다”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 품격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위상은 많이 높아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3일 발표한 ‘2011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의 생산액은 2000년 267조5600억원에서 지난 2009년에는 555조85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으며, 창출 부가가치도 같은 기간 110조1500억원에서 198조1962억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상공회의소가 조사한 평균업력에서도 중소제조업계는 2004년 9.6년에서 2009년 12.3년으로 5년새 2.7년 크게 늘어났다. 성장단계별로 봐도 성장기 중소기업 비중이 2006년 46.8%에서 2009년에는 48.4%로 늘었고, 쇠퇴기 비중은 같은기간 11.7%에서 5.9%로 줄었다. 중소기업의 지속성장 능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강해진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 품격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만든다’는 일념하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글로벌 지원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해외전시회·시장개척단 등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지원을 확대하는 등 스몰자이언츠 발굴 및 지원체계를 마련중이다. 스몰자이언츠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지칭한다.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회계투명성 및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선다.
정부도 중소기업들의 이같은 도약의지에 힘을 보탤 태세다. 올해 주요 정책과제로 중소기업의 역할 제고 및 핵심역량 강화, 공정한 기업환경 조성, 일자리 창출 및 창업 활성화를 정하고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발표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중소기업간 실질적인 협력 강화를 모색중이다. 지난달에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경제 성장동력 확충의 일환으로 글로벌 창업촉진대책을 내놓았다.
16일부터 1주일간 펼쳐지는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축제인 ‘중소기업주간’은 최근의 분위기를 반영, 중소기업들이 ‘우리도 세계시장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함께하는 중소기업’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보다 10곳이나 많은 38개 유관기관이 행사에 참여하는 등 규모는 더욱 커졌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올해 주간행사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이후 높아진 국격에 걸맞게 중소기업의 품격을 높이고,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준배·권건호기자 joon@etnews.co.kr
◆주요 행사
올해 23회 중소기업주간은 ‘함께하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1주일간 화려하게 펼쳐진다. 메인행사인 ‘전국 중소기업인대회’는 주간 첫 날인 16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펼쳐진다. 2009년·2010년에 이어 3년 연속 펼쳐지는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동일한 행사를 3년 연속 청와대에서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역할과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년기업인, 여성기업인, 외국인근로자 등 중소기업인 370명이 참여하는 올해 대회에는 중소기업유공자 포상 이외에도 중소기업 바로알기 UCC 상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중소기업계 실천경과 보고 그리고 중소기업 투명경영 선포식 등이 펼쳐진다. UCC에는 학생을 포함 국민들이 중소기업을 제대로 알고 취업 등에 관심을 갖자는 취지로 UCC공모전 입상작품이 상영된다. 투명경영 선포식은 중소기업인들이 투명경영, 일자리 창출, 혁신강화, 경쟁력 강화 등에 나서겠다는 것을 다짐하는 행사다.
17일과 18일 각각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개최되는 ‘주한외국공관 초청 글로벌네트워킹포럼’과 ‘해외 민간대사 발대식’도 올해 대표적인 이벤트다. 글로벌네트워킹포럼은 최근 중소기업계의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기획했다. 주한 외국대사관 및 상공회의소 등 40여명이 참석해 자국의 중소기업 시책 및 진출 성공모델을 소개한다. 각국 진출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설명회와 간담회 그리고 협력네트워킹 구축의 자리로 구성된다. 해외민간대사는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초기 해외시장 개척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소기업중앙회측은 “신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해외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나 중소기업들은 언어, 문화적 차이, 예상보다 비싼 임금, 노무관리, 원자재 조달 등의 애로에 직면한다”며 “해외민간대사 제도를 통해 상시 애로해소 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 7명 등 23개국에 40명의 민간대사를 위촉하게 되며 행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가 위촉 계획을 갖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민간대사 대표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다짐 발표와 함께 민간대사제도 운영 계획 및 지원 성공사례 발표 등이 준비돼 있다.
19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아트&비즈니스 페스티발-9988 문화나눔 축제’도 흥미로운 행사다. 문화경영을 통해 성공한 중소기업의 사례를 소개해, 중소기업인을 위한 문화예술 축제의 장을 만들어본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 CEO와 근로자, 외국인근로자 및 다문화가정 등 500여명을 초청, 순수 중소벤처 문화예술 동호회 공연과 전시 등을 펼친다. 주최측은 “대한민국 기업체의 99%, 근로자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따뜻한 문화나눔 경영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화두인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17일 중소기업회관에서 ‘대기업 녹색성장 노하우 전수 설명회’와 이달 24·25일 파주 지지향호텔에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워크숍’이 열린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중소기업학회 주도로 교토식 경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에마스 지히로 교토대 교수를 초청 ‘국제동반성장 포럼’이 열렸다.
이밖에 ‘중소기업협동조합 공통기술개발 설명회’ ‘중견전문인력 사회적기업 채용박람회’ ‘소상공인 및 서민금융 설명회’ 등도 중소기업인들이 관심을 가질 행사다. 공통기술개발 설명회는 1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신청접수를 받는 조합 공통기술개발사업을 소개하는 자리다. 공통기술개발사업은 중소기업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기술·제품·공정 등을 업종별 단체인 조합이 발굴 및 개발하고 동종 또는 유사업종 중소기업에 보급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중소기업 유관기관 행사
25개 한국 대표 중소기업 유관기관들은 중소기업 주간 동안 기관 성격에 맞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히트(HIT)500사업 참여기업 구매상담회’를 19일 서울 여의도 중진공 본사에서 개최한다. 히트500은 중진공이 시장성 있는 중소기업 제품 500개를 발굴해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 내수시장 판로개척지원 사업을 펼쳐왔으며 이를 주간에 맞춰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 중진공측은 “사전 조율된 일정에 따라 상담장에서 유통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담이 진행된다”며 성과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진공은 또한 중소기업 수출 지원 일환으로 ‘미국 신성장 사절단 파견’과 ‘수출인큐베이터 입주·졸업기업 간담회’를 연다. 17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와 댈러스를 방문하는 사절단은 현지에서 수출상담회를 갖는다. 수출인큐베이터 간담회는 18일 본사에서 열린다.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크게 기여하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도 행사를 기획했다. 신보는 19일 중기중앙회관에서 ‘성장잠재력 확충과 고용창출을 위한 신용보증의 역할’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노용환·이종욱 서울여대 교수와 신보 임원들이 참석해 중소기업 특성과 신용보증 지원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고 중소기업인들과 토론을 펼친다. 기보는 17일 부산 본점에서 ‘e-명예의 전당 제막식 및 우수성공기업 사례집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19일 ‘중소기업 현장간담회’(중기중앙회관), 20일 ‘기술평가세미나’(은행회관), ‘기보 베스트성공포상’(여의도 서울사무소)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이밖에 한국생산성본부는 16일 본사에서 ‘중소기업 생산성향상을 위한 생산성경영시스템(PMS) 지원사업 설명회’를 연다. 생산성 및 경영 혁신에 관심이 높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재 기업의 생산성 수준을 진단하는 한편 중소기업 우수 생산성향상 사례를 소개한다.
◆중소기업주간은
중소기업주간은 우리경제의 뿌리이자 성장 원동력인 중소기업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는 한편, 중소기업인의 경영의욕 고취와 사기진작을 위해 1989년 처음 정해졌다. 매년 참여기관이 크게 늘어, 대표적인 중소기업인 축제의 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중소기업중앙회를 포함 중소기업단체협의회 13개단체와 25개 중소기업 유관기관이 참여하고 전자신문이 후원한다. 참여기관이 늘어난 만큼 규모도 늘어나 전국 12개 시도에서 97개의 다채로운 행사와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공식적인 주간은 5월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이지만 이미 13일 국제동반성장포럼이 중소기업학회 주도로 열렸고, 주간이 끝난 21일 이후에도 이달말까지 청년 취업인턴 사업설명회(24일), 무역보험아카데미(26, 27일), 중소기업 및 협동조합 한마음대회(27일)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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