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지진 두달]노병환 KINS 방사선안전본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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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과 방사선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국민들이 잘 믿지 않았습니다.”

 노병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방사선안전본부장은 “11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지 두 달이 됐다. 물론 우려는 됐지만 실제 피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되지 않나”라며 “향후 국민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할 방법을 찾지 않으면 사회적인 비용이 엄청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 본부장은 일본 원전사태에 대해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이유로 몇 가지를 꼽았다.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방사선이 워낙 미세한 물질이다보니 눈에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거기로부터 오는 불안감이 상당합니다. 또 방사선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일단은 좋지 않습니다. 전문기관 불신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 괴담수준의 이야기가 확산됐다는 것입니다.”

 노 본부장은 사실 네티즌들의 호기심도 인정했다. ‘과학적 진실’은 재미가 없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과학관련 교과서 300쪽 가운데 원자력 관련 부분이 2줄 언급돼 있다는 고교과학교사협의회의 최근 발표에 당혹스러웠다”며 “교육 강화와 함께 원자력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균형감 있게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문기관 불신초래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함께 시민단체 등이 중심점을 잘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과거 의사결정이 밀실에서 이루어진 것도 있었을 것이고, 보고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점도 있을 것입니다. 또 영업비밀도 있을 것이고, 국가 안보전략상 공개가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여하간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여론에 떠밀려 500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그대로 공개하자 일부가 ‘이게 뭐냐’는 시비조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논리를 뒷받침할 핵심 찾기가 어렵다는 말로 이해를 했습니다.”

 노 본부장은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방사선 호메시스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호메시스 효과는 저선량이 생체활동을 강화, 면역력을 증강하거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는 논리다.

 “아메바를 통한 시험이 이루어지고 있고, 관련 논문이 200여편가량 나와 있지만 체계적인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아직까지 보편화된 논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노 본부장은 또 “국민 1인당 평균 방사선 피폭량이 선진국으로 갈수록 더 높다. 암 조기 진단이나 치료 등에 활용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높을수록 방사선을 많이 쐰다”면서 “때문에 피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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