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브랜드 국내 론칭 이후 쉐보레의 판매를 이끌고 있는 모델은 세상에 처음 등장한 올란도다. 반짝하는 신차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7인승 소형 미니밴의 덕목을 충분히 갖춘데다 기대하지 않았던 뛰어난 운전재미가 조금씩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 GM이 디자인하고 개발해 전 세계에 판매할 올란도는 굳이 역사를 따지자면 GM대우 레조의 후속으로 볼 수 있으며 경쟁차로는 기아 뉴 카렌스가 있다. 국내 미니밴의 대표인 카니발의 크기가 부담스러웠던 이들에겐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크기는 뉴 카렌스보다 살짝 크다. 휠베이스도 2760㎜로 넉넉해 7인승의 3열 구성도 그리 옹색하지 않다. 어차피 3열은 비상용으로 갖추고 있는 것이니, 평소엔 넓은 화물공간으로 사용하면 된다. 특히 2열과 3열 시트 변환은 모두 원터치로 간편하게 이루어져 공간 활용 만족도가 높다.
2박스 스타일의 디자인은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인데 옆에서 바라보면 길쭉해 보이기도 한다. 2분할 그릴과 그 가운데 황금색 십자가 엠블럼도 이제는 성큼 우리네 정서로 다가와 익숙하다. 범퍼 아래에는 알루미늄 느낌의 가드를 덧대고 휠과 타이어는 18인치를 신었다. 올란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지붕에서 D필러를 지나 떨어지는 라인이다.
인테리어는 라세티 프리미어와 많이 닮아 익숙하다. 다만 실내로 들어서는 과정이 승용차에 내려앉는 느낌이 아니고 편안한 높이의 의자에 걸터앉는 정도여서 승하차가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일단 시트에 앉으면 버킷 타입으로 몸을 꽉 잡아 주는 시트도 인상적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올란도의 실내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센터페이서가 열리면서 그 속에 드러나는 수납공간 ‘시크릿 큐브’다. 말 그대로 (잠금 장치는 없지만) 비밀스러운 물건을 넣어 두거나 AUX와 USB에 연결된 오디오 기기를 놓을 수도 있다. 내비게이션이나 블루투스 등의 편의 장비를 갖추지 않은 점과 기본에 조금 모자라는 오디오 음질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디젤 2.0 VDCi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m를 발휘한다. 엔진으로는 현대 기아차의 2.0 R엔진의 184마력과 40.0㎏·m에 비해 성능이 조금 떨어지지만 국내 유일한 경쟁 모델인 뉴 카렌스에는 디젤 버전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올란도의 경쟁력은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 주행에서 올란도의 2.0 VDCi 엔진은 충분히 파워풀한 달리기를 선사해 주었다.
급가속을 기준으로 변속은 40, 65, 105, 135, 195㎞/h에서 이뤄지고 6단으로 변속 후 3000rpm부근에서 200㎞/h에 도달했다. 가속이 아주 파워풀하진 않지만 비교적 경쾌하게, 그리고 꾸준히 속도를 밀어 올렸다. 특히 중 저속에서 토크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엔진의 파워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지만 달리기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단단한 하체다. 엄밀하게 말하면 올란도의 성격을 감안할 때 과하게 단단한 편이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고, 평상시에 자주 사용하게 되는 차라면, 안정감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안락함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데, 올란도는 안락함을 꽤나 많이 희생하고 안정감을 강화했다.
그 덕분에 고속 영역에서도 안정감은 탁월하다. 스티어링도 적당히 무거워 고속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것도 가뿐하다.
아쉬운 부분은 100㎞/h 이상으로 올라가야 6단으로 변속이 되는 점이다. 보통 80㎞/h 정도에서 6단으로 변속되는 다른 차들에 비해 더 높은 회전수로 주행하게 돼 연비가 낮아 질 수 있다.
쉐보레 올란도는 넉넉한 공간과 뛰어난 활용성이 돋보여 가족을 위해 구입하기에 좋은 차면서 가끔씩은 탄탄한 달리기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이상하면서 재미있는 매력을 지닌 차다.
글·사진=박기돈 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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