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라운드 제로(과거 뉴욕무역센터)에 모인 미국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9.11 테러의 상처가 얼마나 크게 남아 있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의는 이뤄졌다’고 단호하게 선언했다. 곧이어 미국 국무부는 ‘여행 주의보’를 통해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과연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이 정의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일까? 오사마 빈 라덴이란 거물급 테러리스트의 사망으로 길고 긴 중동 분쟁은 끝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이고, 아랍인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위험한 ‘테러리스트’일까?
이 책은 중동의 정치현실을 국제정치와 세계 열강과의 관계 속에서 규명하고자 한다. 중동국가들이 오랜 기간 끊임없이 외부의 침략을 받으며 형성된 정치적 수단이 ‘테러’이며, 단순히 아랍인들의 기질 문제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진실의 왜곡은 문제의 회피며, 또 다른 더 큰 문제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 중동을 서구인들의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중동인의 능동적 삶의 궤적으로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최성권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4만원.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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