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연료전지가 가정에 뿌리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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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가스 등 수소를 포함하는 연료를 사용해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온실가스 감소효과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효과가 매우 큰 대표적인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적극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된 연료전지를 공공기관 중심으로 설치하다 2010년부터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로 추진한 그린홈 100만호 사업 일환으로 단독주택·아파트 등 민간주택에도 보급하기 시작했다.

 가정에 연료전지를 설치하면 소비자는 에너지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친환경 주택으로 집의 가치가 올라가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부는 기존 발전방식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30% 이상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연료전지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부족한 데다 아직은 제품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연료전지는 이미 1970년대부터 우주선 등에 사용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야 일반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연료전지 상용화에 가장 앞서가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그들은 발전용·수송용 등 연료전지의 여러 응용분야 중에서도 1㎾급 가정용 연료전지 상용화에 집중해왔다. 1㎾의 대량생산을 통해 원재료·부품·시스템 및 설치·유지보수에 이르는 산업 가치사슬을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 분야까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가정용 연료전지는 주요 사업자들이 이미 1만대 규모의 양산라인을 준공해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인하를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도 초기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기기 보조금 지급과 함께 대국민 홍보에 매우 적극적이다. 일본 정부 산하 신에너지 재단이 2008년에 1300여세대의 연료전지 설치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용가구의 60%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 했다.

 연료전지는 전기와 온수 양쪽이 만들어지고 가정의 광열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지구 온난화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만족의 주요 사유로 꼽았다.

 소비자의 연료전지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일본 정부는 연료전지 제조사들과 함께 ‘ENER-FARM’ 이라는 국가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이를 공동으로 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국민 홍보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 더 많은 제품이 판매되고 이는 곧 산업육성으로 이어져 일본 제조사들이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인하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가격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일본 제조사들은 도시가스망이 잘 발달돼 있는 우리나라에 그들의 제품을 수출해 더욱더 생산량을 늘리고 다시 가격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정부도 그린홈 사업 등 연료전지 초기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가정용 연료전지에 대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연료전지를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신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빠르고 높다. 가스보일러가 국내에 소개된 후 5년 만에 3만대가 보급됐고, 10년이 되는 시점에서는 100만대가 판매됐다. 처음 김치냉장고가 시장에 도입된 후 100만대 판매까지 걸린 시간은 5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휴대폰과 인터넷 보급률을 보면 우리 국민이 얼마나 새로운 제품을 잘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연료전지의 장점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만 한다면 일본보다 훨씬 빠르게 연료전지가 가정에 뿌리 내릴 것은 분명한 일이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사장 mshinn@fuelcellp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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