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근저당비 몽니 `빈축`

은행들이 대출거래시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고 몽니를 부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16개 은행은 근저당권 설정비 부담주체 등과 관련해 공정위원회가 지난 2008년 마련한 은행 여신관련 표준약관이 정당하다는 서울고법의 최근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근저당권 설정비를 은행과 고객 가운데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는 길게는 3개월 뒤 대법원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이 사건은 대법원 파기환송 사건이기 때문에 재상고하더라도 판결은 반대로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은행들이 약 3년이나 법정다툼을 벌여오고도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앞으로 당연히 은행이 비용을 낼 것으로 믿었던 금융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표정이다.

최근 대부분 언론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인용해 "법원 판결에 따라 앞으로 근저당비는 고객이 내지 않아도 된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한 고객은 "대출받으러 은행 창구에 가보면 여전히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최종 결정까지 앞으로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이 26일 은행장 조찬간담회를 통해 "은행들이 근저당권 설정 비용과 관련해서 소비자들의 피해와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업무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무색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지는 것을 전제로 약관 변경 작업도 병행해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혀 업무 개선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나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들도 재상고에 나선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파기환송 때 대법원이 "거래 관행을 봐야 한다"고 해서 전문 리서치 기관에 의뢰해 관련 자료를 제출했는데, 서울고법의 판결문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또 "대출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이 수익자로서 설정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은행측의 주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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