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아웃소싱 `탈 IBM`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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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IT) 아웃소싱 시장에서 ‘탈 IBM’ 바람이 불까.

 농협 전산장애 사태로 한국IBM의 IT 아웃소싱 사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농협 전산장애 명령을 내린 노트북PC가 한국IBM 직원용인데다 이 노트북PC가 보안규정을 어기고 수시로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검찰조사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25일 전산장애를 일으킨 노트북PC와 다른 IBM 직원용 노트북에서도 농협 전산망 접속 패스워드가 저장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 여부를 떠나 보안 관리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IBM 아웃소싱 사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IBM은 지난해 주요 아웃소싱 고객을 경쟁사에 잇따라 빼앗겨 이 같은 우려감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한국IBM은 지난해 OB맥주·신용보증기금·에스콰이어 등 주요 아웃소싱 고객을 잃었다. 에스콰이어는 동부CNI로, 신용보증기금은 LG CNS로, OB맥주는 삼성SDS로 각각 교체됐다.

 보통 장기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IT아웃소싱의 경우 큰 문제가 없으면 재계약 수순을 밟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 고객이 경쟁사로 이탈하면서 한국IBM의 아웃소싱 서비스 품질에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이번 농협 사태로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면서 IBM 안팎에서는 ‘탈 IBM’ 현상이 현실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한국투자증권 등 금융권 고객들은 보안체계 재점검에 착수했다. 대체로 IT 아웃소싱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보안 분야에 관한한 한국IBM의 아웃소싱 사업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재점검 과정을 거쳐 통제와 관리 기능이 강화되면 한국IBM의 권한과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교보생명 IT 관계자는 “농협 문제의 경우 아웃소싱 자체의 문제보다는 통제와 관리의 보안 거버넌스가 잘 안 된 측면이 크다”며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체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IBM에 토털IT 아웃소싱을 의뢰한 한국투자증권 IT부문 관계자도 “문제가 된 보안부문에 관한 한 보안 컨설팅 업체 등 제3자를 통해 재점검한 뒤 미세한 부분이라도 (한국IBM과) 재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국IBM의 IT 아웃소싱 사업이 도마에 오르자 지난 2004년 NHN의 장기 계약 해지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NHN은 지난 2004년 한국IBM에 맡긴 전산 시스템에 잦은 장애가 발생하자 10년 장기계약을 3년 만에 해지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한국IBM 아웃소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듬해 동국제강도 아웃소싱 계약을 해지하면서 IBM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 OB맥주·신용보증기금 등 대형 고객을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에 빼앗기면서 한국IBM 내부에서도 위기감은 더해지는 상황이다.

 한국IBM 한 직원은 “한국IBM 서비스 매출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나타나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삼성·LG 등 서비스에 능한 막강한 글로벌 기업과 IT서비스 분야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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