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권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44)와 대학원생 2명이 소속된 미국 STAR연구팀(STAR Collaboration)이 가장 무겁고 안정적인 반물질 원자핵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25일 국내외에 따르면 유인권 교수팀 등 12개국 500여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중이온 충돌실험에 관한 국제연구그룹 STAR연구팀은 미국 내 중이온충돌기(RHIC)를 이용한 ‘고에너지(핵자당 200GeV 및 62GeV) 금핵-금핵 충돌실험’에서 ‘반물질 헬륨4 원자핵’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실험 내용을 담은 논문(Observation of the antimatter helium-4 nucleus)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지 최신호에 실렸다.
이번에 발견한 반물질 헬륨4 원자핵은 반-알파 입자로도 불리며,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반물질로는 가장 무거운 원자핵이다. 과학계는 이번 헬륨4 원자핵보다 더 무겁고 방사성 분열을 하지 않는 반물질 원자핵종을 발견할 확률은 이번 발견 대비 100만분의 1, 또는 그 이하로 희박하다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인류가 찾은 가장 무거운 반물질 원자핵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실제 스티븐 빅도르 브룩헤븐 협동연구소 핵물리연구소장은 이번 발견에 대해 “가속기의 획기적인 변화나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의 발견이 있지 않는 한 이번 반물질 헬륨4는 가장 무거운 반물질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아가 입자물리학계는 고온의 초기우주와 같은 극한적인 조건에서 나온 이번 반물질 발견과 연구 성과를 놓고 초기 우주생성에 관한 또 하나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물질의 생성률 등 반물질에 대한 지식은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현상을 포함한 광범위한 과학적 탐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의 하나는 빅뱅 초기에 같은 양으로 생성됐을 물질과 반물질 중에서 ‘왜 오늘날의 세상은 오로지 물질로만 구성됐을까’하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STAR연구팀은 지난 해 고에너지의 상대론적 중이온충돌실험으로 우주 최초의 상태와 유사한 미니 빅뱅을 재현했고 이때 실제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립자로 알려진 쿼크와 반쿼크가 거의 같은 양만큼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한 반물질 헬륨4는 빅뱅 초기 생성된 반물질이 물질과 만나 소멸되기 이전의 안정적인 상태로 검출됐다. 즉 2개의 반물질 양성자와 2개의 반물질 중성자가 방사성 붕괴가 없는 안정적 상태에서 결합돼 있었고 전기적으로는 전자 2개 만큼인 -2가인 반면 질량은 양성자의 4배(전자의 8000배)에 달했다.
또 약 10억번의 금핵-금핵 충돌 실험으로 연구팀이 검출한 하전입자는 약 5000억 개. 이중에서 반물질 헬륨 원자핵으로 분명하게 식별된 것은 불과 18개이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반물질 헬륨4의 생성률이 고에너지의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 때 만들어진 쿼크와 반쿼크 스프에서 나타난 반쿼크의 통계적 유착 모델 상의 예측치와 대략 일치함을 확인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발견은 물질과 반물질 등 초기 우주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의문에 중이온충돌실험이 얼마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성과는 조만간 미국에서 실시할, 스페이스 셔틀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 ‘AMS(Alpha Magnetic Spectrometer)’를 설치해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반물질을 탐색하는 프로젝트와도 직결된다.
유인권 교수는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는 강입자충돌기(LHC)를 이용해 이번 보다 무려 수십 배나 높은 에너지로 중이온 충돌실험을 진행 중”이라며 “따라서 어떤 새로운 반물질이 발견될 것인지, 더 높은 에너지에서 생성된 반물질은 어떤 양상을 보여줄 지도 새로운 관심사가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12개국 54개 연구기관의 500여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STAR연구팀은 미국의 에너지국(DoE)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지원을 받아 중입자 충돌시험 등 우주의 시초와 물질을 탐구하는 국제공동연구그룹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 교수팀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아래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네이처 논문에는 공저자로 유 교수와 대학원생 오근수, 최경언씨가 참여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