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스마트기기와 모바일 단말 등 정보가전업계, LCD와 LED, 전자제품 프로세서 등 핵심 부품업계에서는 신제품 개발 주기가 3~6개월이다. 길어도 1년 내외로 비교적 평균 개발 기간이 짭다. 하지만 수많은 부품이 탑재되고 대단히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다.
상대적으로 개발 주기가 길면서 많은 부품이 적용되는 자동차·조선 업종, 그리고 수명 주기가 짧지만 적은 수의 부품과 재료가 적용되는 생활소비재 기업들과 비교하면 난제가 겹쳐 있는 격이다. 특히 한 번 적시 출시(Time to Market)를 놓치면 다시 입지를 회복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시장 선점을 위한 적기 출시의 압박도 그 어느 산업보다 크다.
스마트폰, 3D·LED·스마트 TV 등의 핫키워드는 최근 몇 개월 새 껑충 뛰어올랐다. 이런 제품들의 경우 선발업체들이 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이후 6개월 만에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놓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국내 굴지의 글로벌 전기·전자 기업들이 R&D 프로세스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특히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제품에 대한 빠른 정보를 R&D 현장으로 곧장 연결하면서 개발 속도를 높이는 일이 이들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생존을 좌우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
◇선두기업 PLM 고도화로 시장 지배자 위치 고수=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하반기에 PLM 프로젝트에 착수해 지난해 1단계 완료했으며 현재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바 개발자 등을 대거 참여시킨 독자적 PLM 시스템 구현에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총 3단계로 계획된 이 프로젝트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등 전 사업부를 대상으로 확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프로젝트 관리 등에 중점을 둔 1단계 프로젝트를 지난해 말까지 진행한 이후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R&D 싱글워크플레이스’를 가동하고 하나의 R&D 정보를 공유하면서 중앙 집중화된 문서관리 혁신과 연계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제품데이터관리(PDM) 시스템 개발을 지난해 완료한 데 이어 올해 4개 사업본부를 대상으로 본격 확산하고 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에 가장 우선적으로 적용을 마쳤으며 이달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면 전사적으로 적용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이 G-PDM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사 프로세스를 연계하는 수준의 PLM 확장 구현에 나선다
◇개발실에서 ‘원가’ 관리까지…SW 개발도 관건=삼성전자 PLM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재료비와 개발 자원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돈 버는 신제품·수익성 높은 신제품’ 중심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더 일찍, 정확하게 내리겠다는 의도다.
최근 전기·전자 기업들의 경우 하드웨어 부품 공용 설계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공통 플랫폼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경쟁 우위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판가름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구본준 부회장 주도로 R&D에 힘을 싣고 있는 LG전자는 지난달 M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공용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시스템 개발 작업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및 생산관리시스템(MES) 등 기존 재무 및 물류, 생산 시스템과의 연계는 전기전자업계 PLM 구현의 중요한 공통 이슈다.
PLM의 개발 정보가 구매 자재 등의 정보와 연계되면서 설계 단계에서 부품자재 발주와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 또 제품의 품질 불량 정보는 생산 관리와 연계돼 공장의 생산 계획에 반영될 수 있는 체계를 모색하고 있다.
마케팅 부서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정보와도 연계되면 개발자들이 마케팅 담당자들을 통해 고객의 요청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된다. 궁극적으로 상품기획과 개발, 신제품 공식 발표, 그리고 구매, 물류 등 SCM, 고객서비스센터와 고객 요청 피드백에 이르는 기업 비즈니스 전체 프로세스가 하나로 연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 결과는 최종 사용자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제품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경쟁사보다 앞서 내놓게 되는 것이다.
JR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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