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비은행 키워 약점 메운다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들이 비은행 부문 등 취약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800조원에 육박하면서 은행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데다 비은행이 은행보다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비은행 강화"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5% 미만인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을 2013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KB금융은 이를 위해 지난달 KB국민카드를 국민은행에서 분리해 전업계 카드사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으며, 시너지 강화를 위해 KB투자증권과 KB선물을 통합했다.

KB금융은 소형 증권사인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설립한 KB투자증권이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저축은행 인수나 캐피탈사 설립 등을 통한 서민 금융 강화와 보험업 확장도 은행 의존도가 높은 KB금융의 과제이다.

KB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산은금융 계열사 중 산업은행은 인수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보지만, 대우증권에는 관심이 많다"며 "산은금융이 대우증권을 시장에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내 카드사업부를 은행에서 분사한 뒤 통신회사와 지분 제휴를 추진해 카드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1~2개 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해 저축은행 규모를 2조~3조원 수준으로 키울 방침이며, 보험회사 M&A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팔성 회장은 "현재 카드사 분사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보험부문은 꼭 키워야 하는 분야여서 매물만 나온다면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비은행의 수익 기여도가 52대 48로 균형을 이룬 신한지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보험 부문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3%인 해외 수익 비중도 2015년까지 10%대로 높일 방침이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보험사는 자체 성장을 통해 이익 규모를 늘릴 것이며 생각해볼 만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 카드 시장 점유율을 6위권 위로 끌어올릴 생각이다.

하나금융은 시장점유율이 1%에도 못 미쳐 업계 최하위권인 하나HSBC생명의 규모도 키울 예정이다.

◇국책은행.외국계은행 "소매금융 키우자"

반면 기업금융에 주력해 온 국책은행들은 개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 강화를 통해 약점 보강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 점포를 20개 신설해 국민은행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인 점포 수를 75개로 늘릴 계획이다. 수신 기반 확충을 위해 해외 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개인고객 대상 영업에 박차를 가해 개인고객 1천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가 있다.

외국계인 한국씨티금융은 은행과 증권 중 소매 부문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씨티금융은 제휴를 통해 타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600여 대에 씨티 로고를 부착하고 씨티은행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해준 데 이어 스마트뱅킹을 활용한 지점도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연내 소매 증권업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주력으로 한 은행 시장에서 추가 확장 여지가 줄어들자 금융업계가 비은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자산 규모에서 신한은행의 10분의 1 수준인 신한카드가 작년 1조1천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1조6천억원인 신한은행에 근접하는 등 높은 생산성을 보인 점도 비은행 부문의 매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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