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TV 시장을 뜨겁게 달군 3DTV 기술 공방의 영향으로 서서히 3DTV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제 백화점이나 가전 매장에서 3DTV를 사려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3DTV는 비싸다’ ‘안경이 무겁고 불편하다’ ‘깜박거림이 심해 눈이 아프다’ 등의 평가로 외면 받던 3DTV가 소비자 관심을 다시 받게 된 것은 이 같은 문제들을 개선한 차세대 패널을 장착한 3DTV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TV 시장의 가장 ‘뜨거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필름 패턴 편광안경(FPR)방식 3D 패널’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처음 공개된 이 기술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도 화제를 모았으며, 최근 LG전자가 개최한 ‘3D 게임 페스티벌’에서도 수많은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하나의 안경으로 프로젝터, TV, 모니터, 노트북 등의 다양한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3DTV 편의성을 진일보시킨 기술임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영화 ‘아바타’의 성공 이후 가전 업체들이 3DTV를 대거 출시했지만, 가격적인 부담과 건강에 대한 우려로 실제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FPR 3D 기술은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3D 안경이 보통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겉보기엔 선글라스와 비슷하며, 안경을 쓴 사람들은 탈부착식 렌즈를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이 같은 특징은 FPR 3DTV가 기존의 셔터글라스(SG) 방식과 달리 패널에서 3D를 구현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FPR 3D 기술의 핵심은 풀HD 패널에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고 투명한 필름을 코팅하는 것이다. 이 투명한 필름은 1080개의 행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짝수 행과 홀수 행이 각기 다른 화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3D 안경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각기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한 필터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FPR 3D 기술의 원리는 단순하지만, 핵심 기술들은 다수의 특허가 출원되어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이다. 또 FPR 3DTV는 화면 깜박거림(Flicker)이 발생하지 않아 장시간 시청해도 피로감 유발이 현격하게 적다. 화면 겹침(Crosstalk) 현상도 거의 없어 게임에도 적합하다는 장점도 있다.
FPR 3DTV는 이제 막 시장에 등장한 신입생이지만, 3DTV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서는 FPR 3DTV의 등장으로 3DTV 시장규모 예상치를 대폭으로 크게 늘렸을 정도다. 특히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3DTV 시장이 2160만대로 지난해보다 열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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