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관망하기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핀란드에서는 또 다시 깊은 탄식이 터져 나올 것 같다. 불과 5년 전 다른 회사의 제품을 만들어 주던 대만 HTC가 시가총액에서 노키아를 추월했다. 시장 변화를 재빨리 인식하고 대응한 기업과 이를 인지하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HTC가 노키아를 뛰어 넘은 건 지난 6일. HTC의 주가는 이날 대만 증시에서 5.3% 상승하면서 시총 338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날 노키아 역시 1.1% 오르긴 했지만 시총 336억 달러로, HTC가 노키아를 추월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HTC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미약한 존재였다. 대만의 다른 IT 기업들이 그랬듯 HTC는 HP, 소니에릭슨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을 대신 만들어 주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업체였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의 폭발을 예견한 HTC는 2007년 6월 최초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HTC 터치’를 시작으로 ‘와일드파이어’, ‘디자이어’ 등을 키워 내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 주자로 성장했다. HTC는 현재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사다.
피터 초우 HT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서 “모바일이 모두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며 “스마트폰이 세계적 붐이 일 것이라고 직감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HTC의 성장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돼 HTC의 주가는 올 들어 33%나 뛰었다. 반면 노키아는 핀란드 증시에서 19% 하락하며 양사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노키아는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지만 애플 아이폰이 몰고 온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이 실패하면서 날개가 꺾였다.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순익마저 급감해 옛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부정적인 시장 전망이 주를 잇고 있는데,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지난달 30일 노키아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익과 시장점유율 전망 악화를 지적하며 신용등급을 강등하기도 했다.
노키아는 경영진을 쇄신하고 M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부활을 다짐하고 있지만 이번 HTC의 시총 추월은 노키아에 잊고 싶은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