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격TF,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네

 관심을 모았던 석유가격TF의 논의 결과가 발표됐지만 가격 결정구조와 시장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찾는 데 실패하고 석유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묘수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6일 제8차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민관 합동 ‘석유가격TF’가 마련한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 촉진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예상대로 석유가격TF는 논란이 됐던 국제 원유가격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 간 비대칭성과 현재 석유제품 가격 결정구조의 합리성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석유가격 인하 여력은 53원 정도 된다고 추산해냈다.

 석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새로운 상표 주유소를 지원하고 석유제품 거래시장 개설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당장 현실 가능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과 시장 구조엔 문제없어=이번 발표로 국제 원유가격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 추이가 대칭을 이루지 않아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논란은 잠들게 됐다.

 정부는 발표 자료에 일부 기간 동안 비대칭성이 상당수 나타났다고 명시했으나 석유가격TF에 참여한 윤원철 한양대학교 교수가 “비대칭성이 일부 존재하지만 이것만으로 정유사가 폭리를 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정부는 또 현재 가격결정 구조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원유가 방식과 국제제품가 방식 모두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국내 석유제품 시장 개설을 통해 국내 수급 요인을 반영하는 국내 가격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제품 가격 여력은 53원 정도=가격이나 시장에는 문제가 없지만 석유제품 가격 인하 여력은 2009년에 비해 ℓ당 53원 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 구조를 파악키 어려운 석유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국내외 가격 차이와 제반 비용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우선 “국제 제품가격이 원유가격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두 가격의 차이가 2009년에 비해 ℓ당 22.8원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공급가격과 국제제품 가격 차이인 유통 비용과 마진도 2009년에 비해 ℓ당 10.3원 증가했다. 정유사의 공급 가격 상승보다 주유소 단계에서의 가격이 같은 기간 20.5원 더 올랐다.

 ◇뾰족한 수는 없어=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세분화 및 공개 기한 연장, 독립 폴(상표) 신설 지원, 석유제품 거래 시장 개설 등 석유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 촉진방안을 밝혔지만 묘수는 없다.

 가격을 세분화해 공개할 경우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법률상 검토를 거쳐야 하며 농협의 ‘NH-OIL’과 같은 독립 폴 신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참여하는 석유제품 거래 시장 개설은 상표와 상관없이 석유제품을 섞어 팔 수 있어야 가능함에도 혼합 판매는 향후 검토과제로 남겨놓는 등 모순점을 드러냈다.

 이미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음에도 유류세 인하는 국제유가 추이에 따른 시나리오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는 않았다.

 또 한국석유공사가 원유나 석유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도매업자로 유통시장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도 향후 검토 과제로 제시됐지만 민간 기업과의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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