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사는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사물도 엄청난 모험과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매일 출퇴근 시 타고 내리는 엘리베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엘리베이터 기원은 로마 시대부터라고 알려졌다. 제임스 와트가 동력을 발명한 이후 수압식 엘리베이터가 일부 귀족들을 위해서 쓰이기도 했지만, 오늘날과 같이 안전장치가 있는 엘리베이터는 오티스의 실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글로벌 엘리베이터 전문기업인 OTIS(오티스)의 창립자인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는 19세기 중반 뉴욕 크리스컬궁에서 자신이 직접 고안한 엘리베이터로 실험을 진행한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오티스가 플랫폼의 줄을 끊자 사람들은 경악했지만, 안전 브레이크의 작동으로 엘리베이터는 몇 인치가량 떨어지다 멈췄다.
편리한 운송수단으로 꼽혔지만 안전성을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하던 엘리베이터 산업이 꽃피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오티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오티스를 설립해 1853년 처음으로 안전 엘리베이터를 선보였다. 1861년 4월 8일 오티스는 사망했지만, 그가 만든 엘리베이터의 역사는 계속 쓰여졌다.
오티스는 프랑스 파리 에펠타워 엘리베이터 설치를 시작으로 자금성, 인천공항과 같은 세계적인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1910년 조선호텔에 설치된 한국 최초의 전동식 엘리베이터역시 오티스의 것이었다.
엘리베이터의 발전은 더 높은 건물을 지으려는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데도 일조를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초고층 건물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엘리베이터 없이 건축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주거공간이나 사무공간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첨단 기술의 발전은 엘리베이터의 안전성을 한층 더 높였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스스로 점검을 하고, 원격으로 수리하는 기술까지 등장했다. 갑갑하고 협소한 공간에 불과했던 엘리베이터에 심미적인 요소를 더하려는 노력도 생겼다. 내부 인테리어를 실내공간과 같이 꾸미거나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150여년 전 높은 건물을 조금 더 쉽게, 안전하게 오르려던 오티스의 꿈과 실험이 엘리베이터의 진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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