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시장 국내 증권사엔 `그림의 떡`

헤지펀드가 연내에 허용되면 프라임브로커 시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독무대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라임브로커란 헤지펀드가 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관심이 매우 높다.

헤지펀드의 프라임브로커가 된다는 것은 `주거래 증권사`가 된다는 얘기다.

지난 1일 주식시장에서는 프라임브로커가 국내 증권사에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부각할 것이란 기대로 주요 증권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가운데 프라임브로커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어 시장의 기대가 과도한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4일 금융투자업계 통계를 보면 조직 내부에 프라임브로커 조직을 갖춘 곳은 우리투자ㆍ대우ㆍ삼성ㆍ미래에셋증권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프라임브로커 특성상 대형 증권사 위주이지만, 그간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실전 경험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

프라임브로커는 헤지펀드의 설립부터, 자금대출, 주식대여, 증거금 대납ㆍ대출, 자산보관, 결제, 투자자 소개는 물론 심지어 법률자문과 사무소 소개 및 임대까지 지원하는 등 업무 영역이 매우 넓다.

레버리지 확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헤지펀드에게 프라임브로커의 자금 대여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공매도를 위한 주식대차, 주식스와프 중개, 파생상품 제공 등도 핵심 업무다.

리서치와 결제, 회계처리 등 업무도 소수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헤지펀드의 영역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가 할 수 있는 업무는 롱ㆍ쇼트 전략 수행을 위한 주식대차와 일부 파생상품 제공 및 소개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상 지금껏 해온 국내외 펀드를 상대로 한 주식 대차 업무와 다를 바 없다.

자금대여 및 증거금 대출 등의 업무는 정부가 헤지펀드 도입 때 허용할 것으로 보이나 증권사의 자본력을 고려할 때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프라임브로커는 업무 영역과 수준 자체가 높다 보니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수수료가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전세계 헤지펀드 시장에서 프라임브로커는 글로벌IB가 장악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서비스 영역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글로벌IB의 연간 전체 이익중 20∼30% 정도가 프라임브로커에서 창출된다.

현재 전세계 프라임브로커 시장의 최강자는 골드만삭스로 시장점유율이 20%(2009년 IFSL 자료)에 달한다.

이어 JP모건(18.8%), 모건스탠리(13.5%), UBS(6.9%), 도이치뱅크(6.6%), 씨티(5.5%), 크레디트스위스(5.5%)가 뒤를 따르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 강창주 상무는 "한국의 헤지펀드가 허용되면 글로벌IB가 국내의 프라임브로커 사업에 관심을 둘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 증권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상무는 "초기 시장에서는 비용 경쟁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를 극복하려면 국내 증권사가 역량을 더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경하 PBS부 이사는 "헤지펀드가 허용되더라도 국내 시장의 규모가 작아 경제성을 중요하게 따지는 글로벌IB가 당장 들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내 헤지펀드는 국내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게 될 텐데 주식, 파생상품 등의 중개와 거래는 아무래도 국내 증권사가 더 잘 안다. 글로벌IB보다 유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임원은 "양질의 프라임브로커 서비스를 하려면 전문 인력 확보와 전산 등 상당한 인프라 투자가 전제돼야 하지만 자본력이 약한 국내 증권사들 처지에서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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